억대 벌어도 보험료 '0원'…건보 사각지대 고소득 일용직
보건복지부가 연간 2,000만 원을 초과하는 일용근로소득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그동안 일용근로소득은 법적으론 부과 대상이었지만 취약계층의 소득이라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숙련 인력이 단기 계약 형태로 일용직에 합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국세청 2024년 신고 기준 일용근로소득자는 총 528만 2,568명이고, 이 가운데 연 소득 2,000만 원을 넘는 고소득자는 약 5.2%에 달합니다. 건설업에서 일당 60만 원씩 받아 연간 1억 4,000만 원을 벌고도 피부양자로 등록된 사례, 1억 1,000만 원을 벌어 최저보험료만 내는 사례 등이 확인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커졌습니다. 연간 약 10조 원의 소득을 올리는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가 부과 대상에서 빠져 있던 점도 문제가 됐습니다.
연간 초과분 50%만 반영…2,658억 원 수입 기대
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보고한 개편안의 핵심은 연간 일용근로소득이 2,000만 원을 넘으면 그 초과 금액의 50%를 보험료 산정용 소득으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2,0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여전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어 저소득층 보호 장치는 유지됩니다.
정부는 이 조치를 통해 연간 약 2,658억 원의 건강보험 수입이 늘어나고, 직장가입자 약 5만 5,000명과 지역가입자 17만 세대의 보험료가 변동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피부양자 자격으로 보험료를 내지 않던 약 4만 9,000명은 개별 가입자로 전환됩니다.
저소득층 부담 우려…복지부 "확정된 기준 없어"
그러나 일용직 특성상 소득이 불규칙한 만큼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습니다. 일용근로자들은 한 달에 한 번 꼬박꼬박 급여가 들어오는 게 아니다 보니, 고소득 구간에 해당하더라도 실제 가용 소득은 적을 수 있다는 겁니다.
복지부도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부과 기준이 확정된 바 없다"며 "저소득 일용근로자의 경제적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향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절차를 거쳐 최종안이 확정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