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불안을 파고든 마케팅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집중력 영양제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당광고로 71억 원어치 제품을 판매한 23개 업소를 적발했는데요. 문제가 된 제품 상당수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일반 식품이었습니다.
판매 방식도 교묘합니다. 특정 성분이 집중력을 높인다는 식의 문구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인정받지 않은 효능을 소비자에게 강조한 겁니다. 게다가 제품에는 카페인이 과다하게 함유돼 있어 불안과 불면, 가슴 두근거림 같은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착각
더 큰 우려는 처방약 쪽입니다. ADHD 치료제로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가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5년간 처방량이 배 이상 늘었습니다. 처방은 강남 3구에 집중됐고, 환자 절반 이상이 19세 이하입니다.
의학적 필요에 따른 처방과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목적은 분명히 다릅니다. 전문가들은 메틸페니데이트를 건강한 사람이 복용할 경우 뇌 발달 저하나 식욕 감소, 키 성장 지연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2~3cm 수준의 키 성장 지연이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남은 과제
결국 이번 사안은 성적에 대한 불안이 상품과 약물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광고 규제만으로는 수험생의 심리적 압박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학원가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신뢰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의료계와 당국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