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 신청 물결
서울 아파트 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 신청 물결이 몰아쳤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접수된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 건수는 7,653건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전월 대비 무려 69.7%나 급증한 수치이며,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월별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양입니다. 이처럼 거래 신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오는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있습니다. 세금 특례가 끝나기 전에 부담을 줄이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 처분 움직임이 거래 신청 급증으로 직접적으로 이어진 겁니다. 실제로 전체 신청 건수 중 1,310건, 비중으로는 17.1%가 다주택자 소유 매물로 확인됐습니다.
강남·한강벨트에 집중된 ‘세금 부담 매물’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러한 다주택자 매물이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는 사실입니다. 한강벨트 7개 자치구(광진, 성동, 마포, 동작, 양천, 영등포, 강동)에서는 신청 건수의 무려 25.0%가 다주택자 매물이었습니다.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용산구에서도 이 비중은 21.6%에 달했는데요.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입니다. 그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이들 지역의 거래허가 신청 비중이 3월 들어 동시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됩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일수록 양도 시 부과되는 세금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에,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 압박이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낮은 강북 10개구와 강남 4개구(관악, 금천, 동작, 영등포)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의 영향이 적어 신청 비중이 오히려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거래 차단 막은 정부의 ‘유예 기준 완화’ 조치
다주택자들이 이처럼 매물을 내놓을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한몫했습니다. 당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려면 5월 9일까지 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 심사에는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계약 체결 자체가 어려워지는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컸죠. 이에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관련 시행령을 개정했습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기만 하면 중과세를 적용받지 않게 되어, 실질적인 거래 장벽을 크게 낮췄습니다. 이 조치는 시장의 원활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거래 정체를 방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결과적으로 3월 거래 신청 폭증은 세금 정책 변화에 대한 시장의 민감한 반응과, 이를 수용하려는 정부의 행정적 조치가 맞물려 발생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분간은 유예 종료를 위한 마지막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며 거래가 활발히 이어질 전망이지만, 5월 9일 이후 고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장 흐름이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