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장 한 장이 다시 불러낸 장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가 명태균 씨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보고 1심의 벌금 1천만 원 판결을 뒤집은 지 일주일 만인데요. 특검은 9쪽 분량의 설명자료를 붙여 항소심이 보강 증거를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했고, 판결문에 적힌 첫 만남 시기에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세훈 시장 측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이종현 민생소통특보는 같은 주장을 반복한다고 없던 증거가 생기지는 않는다며, 빈 상자는 다시 포장해도 빈 상자라고 맞받았습니다. 부재중 전화와 캠프 관계자 메시지, 1천만 원 송금은 모두 2심 재판부가 이미 들여다본 자료라는 겁니다.
검찰개혁 원칙과 부딪힌 특검
이 사건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시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무죄가 나와도 기계적으로 항소와 상고를 반복하는 관행을 두고 국가가 국민에게 왜 이렇게 잔인한가라고 비판하며 제도 개선을 지시한 바 있는데요. 정부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내걸고 검찰청을 폐지한 상황에서, 두 권한을 함께 가진 특검이 상고까지 나선 셈입니다.
특검 쪽 논리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넘어 객관적 증거가 부당하게 배제됐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오 시장 측은 재판부가 제시한 무죄 근거를 하나씩 짚으며, 날짜 표기 하나를 바로잡아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반박합니다. 여론조사 작업이 의뢰 전화보다 먼저 시작됐고, 통화를 들은 동승자가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도 그 근거로 내세웁니다.
대법원 판단, 그리고 정치권의 셈
특검법에 따라 상고심은 3개월 안에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라 이르면 내년 1월 판단이 나옵니다.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 직무 수행에도 직접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만큼, 대법원의 결론은 사법적 판단을 넘어 정치 지형의 변수로도 작용할 전망입니다.
같은 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오세훈 시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며, 명분을 공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법 리스크와 정치적 연대가 맞물리면서, 이번 상고가 남길 파장은 법정 안팎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