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아닌 부부 상담
한미 동맹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꺼낸 표현은 "부부 상담"이었습니다. 데이브 매코믹 미국 상원의원은 지난 18일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마이크 갤러거 전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장과 대담하며 한미 관계가 재설정 단계에 있다고 밝혔는데요. "관계를 재설정하다 보면 감정이 상하고 마찰이 생기지만, 이혼이 아니라 부부 상담"이라는 겁니다.
결혼 생활에서도 한쪽으로 균형이 쏠리면 조정이 필요하다는 비유입니다. 매코믹 의원은 "우리는 아시아 동맹국들로부터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며 그동안 관계가 불균형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훨씬 더 깊고 강한 관계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숫자로 드러난 부담의 크기
요구의 실체는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됐습니다. 한국은 3,500억 달러,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한국은 2030년까지 250억 달러어치 미국산 군사장비를 사들이고 국방예산을 GDP의 3.5%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매코믹 의원은 아직 충분한 수준은 아니지만 "부담해야 할 몫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근 방한에서는 비무장지대와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을 둘러봤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만났습니다. 그는 대미 투자 논란을 "전혀 듣지 못했다"며 대화가 자금의 투자처와 활용 방안에 집중됐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좌표
재설정의 방향은 결국 중국을 향합니다. 매코믹 의원은 중국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로봇과 배터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미일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산 생산 역량과 기술 혁신을 함께 키우자는 겁니다.
군사적 결속도 강조했습니다. "동맹국들과 하나의 군사력처럼 훈련하고 계획하며 싸워야 한다"는 발언인데요. 그렇게 준비가 갖춰지면 중국이 대만해협을 두고 "오늘은 아니다"라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사실 이번 발언은 한국만을 향한 것이 아닙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 전반에 같은 메시지를 던진 셈입니다. 부담 분담이 어디까지 구체화되고, 재설정이 어떤 형태의 협력으로 이어질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