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9명
네팔 대홍수 발생 18일째인 9월 12일, 정부 해외긴급구호대(KDRT) 1진이 10일간의 임무를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44명으로 구성된 1진은 헬기와 드론을 동원해 강도 높은 수색을 벌였지만, 실종된 한국인 9명의 흔적은 찾지 못했습니다. 대신 위어댐 인근 터널에서 중국인 생존자 1명을 구조하며 값진 성과를 남겼습니다.
1진과 교대해 현지에 도착한 2진은 총 8명 규모로, 이 중 수색을 맡을 인력은 2명에 불과합니다. 정부 구호대의 역할이 수색·구조에서 재건·복구 지원으로 크게 옮겨간 셈입니다. 네팔 정부 역시 대응의 무게중심을 복구와 재건으로 전환하고 있어, 향후 한국인 실종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집중 수색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터널에서 버틴 생존자들과 끈질긴 민간 수색
재난 속에서 기적적인 생존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기계 반장 산제이 샤는 터널에 갇혀 9일에서 10일 동안 버티다 구조되었습니다. 그는 바위틈에서 스며나온 물을 마시고 반복적인 기도로 마음의 평온을 유지했으며, 구조대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생존자 라메시 부다는 진흙탕을 8시간 동안 기어 탈출해 실종 11일 만에 스스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생존 사례들이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희망이자 동시에 큰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정부 수색이 축소된 가운데, 민간 기업들은 자체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헬기 2대와 드론 8대를 투입했고, 남동발전은 셰르파를 포함한 100명이 넘는 육상 수색팀을 현장에 배치했습니다. 이들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수색을 지속하고 있지만, 험준한 산악 지형과 불안정한 기상 탓에 아직까지 구체적인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남겨진 사람들과 현실적인 한계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과 답답함은 커지고 있습니다. 44명에서 8명으로 대폭 줄어든 구호대 규모와 수색 인력 2명이라는 현실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부 가족은 도보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국가가 국민을 버렸다는 원망도 쏟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현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네팔군은 이미 정밀 수색을 마쳤다는 입장이고, 오염된 물과 유독가스, 붕괴 위험까지 도사리는 터널 안에서 무리한 수색은 추가 피해를 낳을 수 있습니다. 결국 남은 과제는 낙심한 가족들의 심정과 현실적인 수색 한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입니다. 정부는 네팔 당국과 협의를 통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색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안타까운 현실을 가족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공감할 것인지가 앞으로 더 중요한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