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오픈런이 낳은 정책 변화
요즘 은행 영업 시작 전부터 대출 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됩니다. 이른바 '대출 오픈런'인데요. 지난해 6월 대책 이후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한도를 줄이고 모기지보험 가입까지 중단하다 보니,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이 속출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두 배 올렸습니다. 이로써 약 30조 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확보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트이게 되었죠. 다만 은행들은 당국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규제를 풀기보다는 시장 추이를 보며 신중하게 운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실수요자에겐 숨통, 투기에겐 쇠줄
총량 목표가 완화되었다고 해서 모든 규제가 풀린 건 아닙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그대로 유지되며, 주담대 한도 역시 기존 기준을 따릅니다. 대신 이주비, 중도금, 잔금대출 등 주택 공급과 직접 연계된 대출은 총량 산정에서 제외되어 신축 단지 입주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들의 이주비 대출 한도가 약 30% 확대된 건 주목할 만한데요. 종전자산평가액 대신 신축 주택의 분양가격을 담보 가치로 인정하면서 대출 문턱을 낮춘 겁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신규 취급과 만기 연장은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실수요자를 지원하면서도 투기적 수요는 단호하게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거죠.
늘어난 유동성, 시장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정부의 총량 완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심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7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 4천억 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월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기와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며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했습니다. 반면 증시 조정으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두 달 연속 증가세가 둔화되어 빚투 수요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부동산 PF 지원은 확대되었고 장기적으로 공급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되었지만, 2027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24%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될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가 맞물리면 서울 등 수도권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결국 공급 확대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