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첫 분기 영업이익 100조
삼성전자가 2026년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6.6%, 영업이익은 782.5% 늘어난 수치로,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실적을 끌어올린 건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가며 매출에 반영됐고, 메모리 사업 영업이익은 1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D램과 HBM 가격이 동시에 뛴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반대로 스마트폰과 TV·가전은 원가 부담으로 2조원대 적자를 냈고, 파운드리는 적자 폭을 줄이며 손익분기점에 다가섰습니다.
기록적인 실적에도 주가는 제자리
시장 반응은 뜻밖에도 차분했습니다. 발표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26만8000원 선에서 0.19% 하락했고, 코스피도 6,749.85로 0.79% 내렸습니다. 실적은 로이터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블룸버그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배경에는 금리와 수급이 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36%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옵션 만기와 약 19조원 규모 반도체 ETF 7종의 리밸런싱이 겹쳤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30억원, 5,217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8,723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좋은 실적만으로 주가가 오르지 않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음 승부수는 메모리 밖
삼성전자는 벌어들인 현금을 다시 반도체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평택 P4·P5와 용인 360조원, 광주 400조원 규모의 신규 팹,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시설까지 2028~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합니다.
성과도 나타납니다. 1~8월 경상수지는 2792억달러로 전년 대비 4배 수준이고, 9월 반도체 수출은 월 600억달러를 처음 넘어섰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정책 덕분에 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도 사상 최대가 될 전망입니다. 다만 이익 대부분이 메모리에 쏠려 있어 가격 변동에 취약합니다. 지금의 호황을 다음 성장축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성적표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