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새 얼굴과 중남미 보수의 집결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신임 대통령이 현지 시간 7일 공식 취임하면서 중남미 정치 지형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번 취임식에는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 특사단이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는데요. 특사단은 인공지능과 방산, 에너지 등 미래 전략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하며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였습니다.
사실 콜롬비아는 1962년 수교 이후 60여 년간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입니다.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에 참전했고, 2016년에는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도 발효됐죠. 콜롬비아 측은 이번 면담에서 한국의 '한강의 기적'을 자국의 발전 모델로 삼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는 신정부가 추진하는 '기적의 국가' 비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특사단은 현지에서 동포 및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참전용사 재활지원시설을 방문하며 양국의 혈맹 관계를 되새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중남미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까닭
이번 취임식의 이목을 끄는 점은 콜롬비아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 파라과이 등 중남미 우파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겁니다. 이들은 지난달 페루 대통령 취임식에 이어 다시 뭉쳤고, 이른바 '블루타이드'라 불리는 보수 집결 흐름의 단면을 보여주었습니다.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마약 카르텔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질서와 자유 회복을 내걸었습니다. 친기업·친시장 정책과 정부 조직 축소도 예고했는데, 이런 기조는 트럼프 미 행정부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 취임에 맞춰 콜롬비아에 1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을 약속하며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죠.
당연히 이런 움직임은 10월로 다가온 브라질 대선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중남미 보수 진영은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좌파 세력에 맞서 단결된 모습을 과시하려 하고 있고, 이 지역의 정치적 균열이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새 무대
한국 정부는 이번 특사단 파견을 단순한 의례적 행사로만 보지 않고 실질적인 협력 확대의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AI와 방산, 에너지, 핵심광물 등 첨단 및 전략 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자고 콜롬비아 측에 제안한 점이 눈에 띕니다.
물론 콜롬비아가 마약 카르텔 문제와 사회 질서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신정부가 한국의 발전 경험을 높이 평가하고 과학기술 및 산업혁신 분야의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인 점은 향후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방산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미 시작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반대로 콜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 지역은 한국에 있어 여전히 낯선 시장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만큼 잠재력이 크고, 이번 정권 교체기를 통해 양국 간의 혈맹 관계를 경제와 안보 분야로 더욱 확장할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