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사흘간의 만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2박 3일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화려한 환영식과 국빈만찬이 이어졌지만 정작 공동성명이나 공동 기자회견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백악관이 내놓은 건 성과 정리 자료 대신 의전 중심의 사진과 영상뿐이었습니다.
양측이 확인한 실질적 조치는 무역 휴전 기간을 기존 11월 10일에서 내년 1월 10일까지 두 달 연장한 것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협상 시간을 더 갖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지만, 관세와 희토류 공급, 기술 규제 같은 핵심 쟁점은 다음 협상으로 미뤄졌습니다.
판다와 헬기가 남긴 것
이번 방문은 외교와 오락이 뒤섞인 '디플로테인먼트'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 주석은 판다 '핑핑'과 '푸솽'을 애틀랜타 동물원에 보내기로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린원 견학과 닉슨 전 대통령 시절 와인을 재현한 만찬으로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대니 러셀 전 국무부 차관보는 화려한 격식이 실질적 진전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짚었습니다.
전략적 간극도 그대로였습니다. 미국이 절실히 원한 희토류 공급 문제는 풀리지 않았고, AI를 두고 트럼프는 개발 속도 유지를, 시 주석은 인간의 통제와 규제를 강조하며 평행선을 그렸습니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했고, 트럼프는 이란 지원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쳤습니다.
11월과 12월, 다시 만난다
두 정상은 개인적 친분과 관계 안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트럼프는 "엄청난 진전"이라며 11월 중국 선전 APEC과 12월 마이애미 G20에서 다시 만나겠다고 밝혔고, 시 주석도 존중과 공정성, 상호주의에 기반한 건설적 관계를 만들겠다고 화답했습니다.
한반도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트럼프는 11월 방중을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면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CSIS 리인 국장은 올해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여섯 차례 축하 서한을 주고받고 고위급 대표단이 다섯 차례 오가는 등 북중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아직 제안에 응답하지 않아 대화 재개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결국 이번 회담은 미중 경쟁이 즉각적인 충돌로 번지는 것만은 막아보자는 최소한의 공감대를 확인한 수준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치 지형이 바뀌면 협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