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승리’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열린 집회에서 그는 “우리가 이겼습니다. 시작한 지 한 시간 만에 끝났습니다.”라고 말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강조했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함 58척과 기뢰 설치선 31척을 제거했으며, 이란 공군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미사일 및 드론의 대부분을 파괴했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승리 선언 직후, 그는 군사 작전을 임무가 완수될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덧붙여 많은 이들에게 혼란을 안겼습니다.
이 모순된 메시지는 단 하루 안에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할 표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전쟁의 종결 시점에 대한 주도권을 자신이 쥐고 있음을 강조하며, “내가 끝내고 싶을 때 언제든 끝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악관 역시 작전 목표 달성 여부는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는 미국이 일방적인 승리 선언을 통해 전쟁에서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습니다.
이란이 말하는 ‘전쟁의 끝’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승리 선언에 대해 이란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란 외교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이 전쟁의 종결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죠. 더욱이 이란군 측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장기적인 소모전을 각오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이란 합동사령부 대변인은 “전쟁의 시작은 당신들이지만, 그 끝은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며 강경한 항전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실제 전장에서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 위협을 지속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석유 시설과 유조선을 공격하고, 해협 봉쇄를 위해 기뢰 부설을 시작한 것이죠.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민간 항구를 군사 목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추가 공습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대부분을 제거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미국의 ‘승리’ 선언과 이란의 ‘지속적 대응’이 공존하는 가운데, 전쟁의 끝을 누가, 어떤 조건으로 맞이할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촉각을 곤두세운 유가와 정치 시계
이 복잡한 군사적 교착 상태는 국제 에너지 시장과 미국 내 정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동 긴장으로 인해 국제 유가는 출렁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응해 미국 전략 비축유 방출을 예고했습니다. 그는 유가 상승이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미국에는 경제적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이란의 핵 위협을 저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죠. 그러나 유가 상승이 미국 국민의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그의 발언은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유가 급등으로 인한 정치적 타격이 본격화되기까지 약 3~4주 정도의 시간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판단으로 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포기를 주장하는 공화당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군사적 승리 선언은 전쟁 장기화에 대한 국내 우려를 잠재우고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수단으로 해석되는 측면이 있죠. 결국 이란 전쟁은 전장보다 유가 차트와 선거 일정에서 그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