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당 8천원'에 거래되는 금융정보
금융권 연쇄 해킹 사태가 국회 국정감사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유출된 개인정보의 유통 실태를 두고 강도 높은 질의를 받았는데요. 손명수 의원은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통해 해킹된 금융 개인정보가 온라인에서 건당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출 신청 정보와 직장, 금액 등은 100원에 팔리고, 담보대출 정보는 최소 50건부터 8,000원에 거래된다는 겁니다.
가장 논란이 된 건 금융사 자체 점검의 신뢰성입니다. 555개 금융사 중 130곳에서 미흡사항이 확인됐는데, 나머지 425곳은 자체 점검에서 취약점을 찾지 못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에 이 원장은 "전수조사를 다시 실시하라"고 조치했다며 보안 실효성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훈련과 실전의 엇박자
문제는 그동안의 보안 대응이 실제 위협을 비켜갔다는 점입니다. 금감원은 금융사 20곳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모의해킹을 실시했지만, 정작 대출 모집 서비스와 영업 지원 시스템 등 최근 해킹 피해를 입은 서비스는 훈련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김형연 의원은 "훈련과 실전이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며 해커의 시각에서 사전에 차단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계열사에 보안을 위탁한 구조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박상혁 의원은 예가람저축은행이 태광그룹 계열사에 자본과 예금, 전산을 의존하며 보안이 상속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원장은 계열사 위탁 금융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해 조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예산은 늘지만 인력은 더디게
당국의 대응 강화 기조도 이어집니다. 금융보안원의 내년도 예산은 1,097억원으로 올해보다 9.5% 늘었고, 2022년 이후 4년간 45.4% 증가했습니다. 모의해킹 대상은 20개사에서 40개사로, 버그바운티 참여 기업은 34개사에서 70개사로 확대됩니다. 생성형 AI 서비스의 정보 유출과 비정상 응답 유도 같은 신종 위협도 점검 대상에 추가됐습니다.
다만 인력 증가 속도는 예산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보안원 인력은 2022년 259명에서 2026년 311명으로 20.1%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보안 예산과 인력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개선안을 금융위와 협의하겠다는 약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최근 6년간 57건의 사고가 발생해 거래소별로 제각각인 보상 기준과 보안 체계를 손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