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가 사라진 금융시장
요즘 금융시장은 마치 소방수가 없는 현장과 같습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국제유가가 동반 급등하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 안정을 책임질 주요 인물들이 당분간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통행 위험이 다시 커졌습니다. 이 여파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도 96달러 선까지 오르며 1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고유가 상황 속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죠.
바이백 확대에도 시장이 실망한 까닭
미 재무부는 잔존 만기 10년에서 20년 국채 바이백 한도를 회당 2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세 배 늘렸습니다. 시장이 기대했던 건 회당 10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조치였는데, 실제로는 60억 달러에 그치면서 장기채 금리 상승세를 꺾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11월 중간선거 이후에나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조기 봉합을 통한 유가 안정 기대감이 무너졌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베센트 재무장관이 당분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소방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혀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견조하지만, 5%와 100달러가 변수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반도체 업황은 나름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 출시 효과로 SK하이닉스 ADR이 상장 후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쪽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것만으로 전체 시장 위험을 막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만약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5%를 넘고 서부텍사스산원유가 100달러를 돌파한다면, 주식시장 전반의 조정은 불가피해질 겁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금리 불확실성을 높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시장은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베센트 장관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장 불안을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깜짝 카드를 선보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물론 그 카드가 언제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