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만든 53조 유동성…부동산으로 쏠린 돈, 시장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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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2일 오전 7:16

발행: 2026년 6월 21일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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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으로 53조 원의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동탄 등 셔세권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안을 7월 발표할 예정이며, 여야 간 증세냐 책무냐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50조 유동성이 쏠린 부동산 시장

2026년 상반기 한국 경제의 화두는 단연 반도체 호황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라 영업이익 전망치를 끌어올리면서 코스피는 사상 최초로 9천 피를 돌파했고,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2%나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이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두 기업의 특별성과급과 사내 주택대출 대기 자금을 합치면 시장에 풀린 돈은 최대 53조 원에 이릅니다. 특히 사내 주택대출은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빠져 있어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신용 효과를 냈고, 통근 셔틀버스 노선 인근 지역에서 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의 성과가 근로자 간 자산 불평등을 키우는 양극화의 촉매로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동탄·수지, 또다시 달아오른 셔세권

유동성의 향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은 경기 화성 동탄입니다. 6월 셋째 주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22%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용 84㎡ 신축은 22억 원선을 돌파했으며 호가는 24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급등은 거래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5월 한 달간 동탄의 계약 해제 건수는 82건으로 전월 대비 74% 증가했고, 매도자가 배액배상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비싼 가격에 재매물을 내는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중도금을 먼저 내겠다고 나서거나 위로금을 제안하는 등 계약 유지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부동산 열기는 인테리어 시장까지 번졌습니다. 현대L&C에 따르면 동탄, 수지, 평택 등 반도체 벨트 지역의 프리미엄 건자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했고, 동탄과 수지의 인테리어 매출은 올해 들어 20% 이상 늘었습니다.

세제 vs 규제, 정부와 여야의 줄다리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6월 20일 보유세와 양도세의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공식화했습니다. 다음 달 발표될 세제개편안에는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 적용 대상 확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포함될 전망입니다.

여야의 반응은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대변인은 합리적 세제 조정을 무분별한 투기를 막는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 옹호했고,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선거 직후 드러난 증세 본색이라며 정책실장의 경질을 요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규제 효과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동탄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면 용인 기흥구나 처인구 등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등록임대주택 매도 유도책이 전월세 상승으로 귀결될 여지도 있다는 겁니다. 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놔도 반도체 사이클이 끝나는 시점까지 부동산 과열과 자산 양극화를 동시에 잡는 묘안이 과제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