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끓어오른 밥상 물가
올여름 극한 폭염이 서민의 밥상을 직접 덮치고 있습니다. 비빔냉면에 오이가 빠지고, 회 한 접시 가격이 부담스러워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채소와 수산물을 중심으로 이른바 '히트플레이션'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식당에서는 폭염으로 오이 공급이 줄면서 비냉에 오이를 올리지 못하는 사례까지 생겼습니다. 시금치와 애호박, 청상추 등 여름 채소의 출하량도 급감하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한층 커졌습니다.
채소값과 수산물이 동반 급등한 이유
채소 가격 상승은 폭염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주된 원인입니다. 농작물은 극심한 더위에 쉽게 생산량이 줄어드는데, 올여름은 특히 장기간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오이와 시금치 같은 주요 채소류가 큰 폭으로 오르자 식당과 가정의 식재료 비용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수산물 시장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양식 광어가 집단 폐사하고, 자연산 어획량도 줄었습니다. 제주 양식장에서는 지난달 약 2만 1000마리의 광어가 폐사했고, 서해 연안의 고수온으로 전어 잡이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결국 노량진시장의 활 전어 1kg 경매가는 1년 전 7000원에서 1만 7000원으로 140% 넘게 급등했습니다. 대형마트 광어회 300g 가격도 2만 5000원 안팎에 형성되어 지난 5월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당분간 지속될 가격 불안
안타까운 점은 이런 추세가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채소는 기상 상황에 따라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지만, 수산물은 바다가 육지보다 천천히 뜨거워지고 늦게 식는 특성이 있어서 여파가 더 길게 이어집니다. 수온이 최고조에 달하는 8월 말에서 9월 초순까지 수산물 공급 부족은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유통업계 역시 광어와 우럭을 중심으로 고시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매가 상승이 소매와 횟집으로 이어지는 연쇄 상승 구조가 계속되면서 소비자 물가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는데요. 폭염이 끝나도 바다의 온도는 바로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회 한 접시와 여름 밥상의 가격 안정은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