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역 덮친 찜통더위, 인명피해 잇따라
2026년 7월, 경기도 전역이 폭염에 휩싸였습니다. 고양과 남양주, 평택 등 10개 시군에는 폭염경보가, 광명과 과천 등 25개 시군에는 폭염주의보와 열대야주의보가 내려졌는데요. 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가운데 밤사이 열대마저 맹위를 떨쳐 도민들이 숨 쉬기조차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참혹합니다. 7월 30일 기준 경기도 내 누적 온열질환자는 343명에 달했고, 지난 26일에는 평택의 한 야외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60대 남성이 퇴근길에 쓰러져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폭염은 더 이상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에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무더위쉼터 8,700여 곳과 이동노동자쉼터 35곳을 열었습니다. 또한 살수차 114대를 투입하고 취약계층 3만여 건의 안부 확인 등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더 빨라진 폭염과 커지는 위험
사실 이번 폭염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시작되었습니다. 한국환경연구원(KEI)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폭염 발생 시기가 과거 78월에서 56월로 앞당겨졌는데요. 2024년 봄철 평균 최고기온은 1973년 이래 가장 높게 기록될 정도로 이례적인 더위가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초여름 더위가 한여름 못지않게 위험하다는 점입니다. KEI 분석 결과, 56월에는 78월보다 기온이 낮음에도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인체가 더위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온에 노출되면,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에서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천 지역 야외노동자 30명을 대상으로 한 생체반응 조사에서도 기온 상승에 따른 심박수 변화 폭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기온이 아닌 체감을 봐야 하는 이유
이런 변화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대응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기존에는 기상특보에 맞춰 일률적으로 대응하는 공급자 중심 접근이었지만, 이제는 작업 강도와 휴식 여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수요자 중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 기온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기온이라도 야외에서 중노동을 하는 사람과 실내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느끼는 위험도는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기상특보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개인별 노출 환경과 체감 영향을 반영한 상시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합니다.
경기도가 현장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시적인 쉼터 운영과 살수차 투입을 넘어, 야외노동자와 취약계층의 실제 체감 온도와 건강 상태를 꾸준히 살피는 체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