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논란의 발단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미국 하와이 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앞두고 관용비자 신청이 거부됐다가 뒤늦게 발급받으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앞서 정청래 의원도 미주 지역 국정감사를 위해 비자를 신청했지만 발급이 지연되면서 일정을 유럽으로 바꿔야 했는데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미국 비자 문제가 불거지자 한미 외교 현안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수십 년 전 행동"이라는 표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31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그는 "특정 개인 한 명의 비자에 문제가 있었고, 아마 수십 년 전의 행동과 관련된 이슈였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은 진 위원장의 이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진 위원장은 1989년 대학 졸업 후 군 복무 중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는 조직을 결성한 혐의로 적발됐고, 199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습니다. 정청래 의원 역시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을 주도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된 이력이 있습니다. 미국 측이 과거 형사 기록을 비자 심사에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기자회견이 아니라 양자 협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진 위원장은 추가 서류를 제출한 끝에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북미 대화와 남은 과제
같은 자리에서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이 우려하는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 회담에 열려 있다는 겁니다. 다만 "현재 예정된 회담은 없고 발표할 내용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전통적 외교에서는 정상 간 만남을 상대에 대한 양보로 여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G20 회의는 러시아 초청을 둘러싼 이견으로 공동성명을 내지 못했고, 미국 의장국 성명만 발표됐습니다. 비자 논란과 북미 대화가 동시에 맞물린 만큼, 한미 간 소통 채널이 어떻게 작동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