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과 이용자 급감 현실
국가 금연지원 서비스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2017년 1,468억 원이었던 예산은 2026년 928억 원으로 37%나 줄어들었는데요. 병원 금연치료 이용자도 40만 명에서 17만 명으로 57% 급감했고,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는 42만 4,636명에서 21만 8,589명으로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습니다. 성인 흡연자의 금연 시도율도 2024년 42.6%에서 2025년 40.6%로 하락하면서 금연 의지 자체가 약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당연히 이런 추세는 우려스러운데요. 예산과 이용자가 동시에 줄어든다는 건 현행 체계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힙니다.
구조적 한계와 약국의 가능성
국회 입법조사처는 문제의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현행 서비스는 금연 의지가 있는 흡연자만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동기가 낮은 흡연자는 유입 자체가 어렵고, 사업 간 연계도 부족해 재흡연 시 금연 시도가 끊기는 구조적 공백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바로 약국입니다. 흡연자들이 금연 보조제를 사러 갈 때 자연스럽게 상담이 이뤄질 수 있고, 병·의원보다 접근성이 훨씬 높아 금연 결심 직후를 포착하기 좋은 접점이라는 평가입니다. 물론 약국을 편입하려면 약사의 처방·협력진료 권한, 표준 상담 프로토콜, 기록체계, 보건소·의료기관과의 연계 시스템, 재방문 관리, 보상 구조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해외 사례와 정책 전망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등 주요국은 이미 약국을 금연 지원의 핵심 채널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약을 판매하는 걸 넘어 금연 상담, 니코틴대체요법 안내, 전문 클리닉 연계까지 역할을 확대하고 표준 프로토콜과 보상 체계도 갖췄습니다.
서영석 국회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와 올해 1월 정책 토론회를 통해 금연약국 도입을 꾸준히 촉구해 왔는데요.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정부가 추진 중인 금연지원체계 개편안에 약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금연 지원 전달체계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