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로감에 눌린 뉴욕증시
2026년 7월 17일 뉴욕증시가 반도체주 중심의 매도세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0.77% 내린 5만2146.42, S&P 500은 1.01% 떨어진 7457.69, 나스닥은 1.40% 급락한 2만5520.24를 기록했습니다. 주간 기준으로도 S&P 500이 1.6%, 나스닥이 2.9% 하락하며 약세가 이어졌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63% 떨어지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지난달 22일 기록한 고점 대비 20% 폭락해 본격적인 약세장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엔비디아가 2.21% 하락하며 장중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주는 등 AI 대표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반도체주가 급락한 배경에는 AI 설비투자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분석가는 수요 자체는 견조하지만, 성장 속도의 지속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중국 AI 추격이 촉발한 충격
이번 하락을 촉발한 결정적 계기는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신모델 '키미 K3'였습니다. 이 모델이 오픈AI나 앤트로픽의 상위 제품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 AI 기업의 수익성 훼손 우려가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기업들이 고가의 폐쇄형 모델 대신 중국산 공개 모델을 활용해 자체 AI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는 지난 1월 딥시크가 저비용 고효율 모델을 내놨을 때와 비슷한 충격이며, 첨단 칩 수요 감소로 직결되는 셈입니다.
안젤로 쿠르카파스 에드워드존스 수석 전략가는 현재의 조정을 AI 투자 사이클의 붕괴가 아니라 성숙 단계로의 전환으로 봤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과열됐던 주가가 현실화되는 과정이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동 충돌 확전에 유가 4.5% 급등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증시 불안이 가중됐습니다. 이란이 쿠웨이트의 발전소와 해수담수화 시설을 공격하고, 카타르 내 미군 공군기지도 기습 타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이 3주 만에 최저치인 8척으로 줄었습니다.
WTI 원유는 4.48% 급등한 배럴당 82.49달러, 브렌트유는 4.59% 오른 88.10달러에 거래되며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한껏 반영됐습니다. 넷플릭스는 3분기 가이던스 부진으로 7.26% 폭락했고, 알파벳과 스페이스X도 개별 악재로 하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 ADR만이 1.13% 반등하며 선방했고, 애플도 0.14% 소폭 상승해 주요 기술주 중 유일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은 당분간 AI 피로감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증시를 압박하는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