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에 무너지는 양식장
2026년 7월 말, 전남 완도의 한 넙치 양식장에서는 하루 평균 3,000마리의 어류가 죽어 나갔습니다. 2년간 정성껏 키운 넙치들이 수온 29.9도를 견디지 못하고 떼로 떠오르자, 운영자는 액화산소를 투입하고 산소 농도를 두 배로 높이는 등 필사의 대응을 펼쳤지만 막지 못했습니다. 완도군 집계만 해도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8개 어가에서 총 9만 8,800마리가 폐사했고, 피해 금액은 4억 2,280만 원에 달했습니다.
사실 이번 고수온 피해는 완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경남 하동에서는 가숭어 5천 마리가 집단 폐사했고, 통영 양식장에서도 참돔 폐사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약 900여 곳의 양식장이 이번 재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마리당 3만~4만 원에 달하는 고급 어종들이 죽어나가면서 어민들의 하루 손해액이 1억 원에 육박하는 곳도 있는데요, 현장의 참혹한 상황은 건져낸 폐사체가 냉동창고 4m 높이까지 쌓일 정도였습니다.
8월이 최대 고비라는 경고
이번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바닷물 수온 상승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한반도 열돔 현상으로 인해 고수온 상태가 두 달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냉수대가 소멸하는 8월이 다가오면서 수온이 더욱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됩니다. 동해 중부 연안에는 이미 고수온 예비 특보가 내려졌고, 남해안 대부분은 고수온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된 상태입니다.
통영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양식업자들은 차광막을 설치하고 사료 공급량을 줄이는 등 물리적 대응에 나섰는데요,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어류를 긴급 방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물론 긴급 방류는 살아있는 어류를 최대한 살리는 방법이지만, 어민들에게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고육지책이기도 합니다.
현장을 살리는 긴급 지원책
재난이 확산하면서 정부와 지자체, 수협의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수협중앙회는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해 추정 보험금의 50%를 선지급하고, 1%대 초저리 재해복구 융자 70억 원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산소 공급기와 차광막 구입비를 지원하며 900여 곳 어가의 선제적 피해 방지에 나섰습니다. 포항시는 40억 원을 투입해 순환 펌프와 액화 산소 시설, 수산 동물 백신 지원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조치들은 현장의 절박한 상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어민들의 불만도 여전합니다. 연간 수천만 원의 보험료를 납부해도 실제 보상액은 피해액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어민들은 보험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가와 지자체가 생산비를 반영한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기후 변화의 일상이 되는 지금, 양식업의 재난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짚어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