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벌어진 '5·18 재조명' 논란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포럼이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에서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참석해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는 등 역사 왜곡 발언이 쏟아졌습니다. 당연히 이는 국가폭력의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국회 안에서 벌어진 이 사태가 단순한 학술 토론을 넘어 정치적 파문으로 번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포럼을 '역사 쿠데타'로 규정하고 즉각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습니다. 161명 의원 전원 명의로 제출된 이 결의안은 해당 행사가 국가폭력 피해자에 대한 모독이자 민주주의 뿌리를 흔드는 반역사적 행태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시민단체도 성명을 내고 이 의원의 즉각적인 사퇴와 국회의 제명 절차를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당내외에서 쏟아진 비판과 엇갈린 반응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5·18을 폄훼하는 것은 시대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불행한 역사를 정치적 입지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시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을 통해 해당 포럼이 부적절한 행위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사전에 취소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점을 들어 당 차원의 공식 행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반면 이진숙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 의원은 5·18이 특별법으로 보호된다고 해서 토론까지 금지되는 성역이나 신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진숙 의원은 학술적 접근과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발언이 곧 자신의 견해나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해명은 여전히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징계의 기로에 선 여당의 선택
이번 사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중요한 시험대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장 대표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나 한동훈 의원 측 인사들에게 엄격한 징계를 내리면서도, 이번 이진숙 의원 사안에 대해서는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과거 2019년 자유한국당이 5·18 왜곡 발언을 한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던 선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외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개별 의원의 학술 행사를 당이 강제로 막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경우, 국민의힘은 5·18 정신 계승이라는 당헌 정신과 실제 행보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게 됩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의원의 일탈을 넘어 여당의 역사 인식과 징계 공정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향후 윤리위원회 회부 여부와 그 수위에 따라 당내 갈등의 지형도 변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