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는 꺾였지만 땅은 메말라
연일 이어지던 극한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서울 등 내륙 지역의 열대야도 사라졌습니다. 동풍이 유입되며 아침 공기가 한결 서늘해졌는데요. 하지만 기온이 낮아졌다고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닙니다. 사실 이번 폭염이 남긴 가장 큰 후유증은 바로 가뭄입니다.
특히 남부 지방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지난 7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강수량은 68mm에 그쳤는데, 이는 평년의 21.9% 수준에 불과합니다. 기상청 기준으로 평년의 45% 미만인 '심한 가뭄'이 20일 이상 지속되면 '극심한 가뭄'으로 분류되는데, 부울경 지역은 이미 이 기준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대구·경북과 전북 등지에서도 가뭄 누적 발생일수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태풍은 동해안에만,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메마름
가뭄 해소를 기대할 만한 비 소식이 있긴 한데, 지역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제15호 태풍 '찬홈'이 일본 도쿄 부근 해상에서 세력을 키우며 서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이 태풍은 일본을 지나 온대저기압으로 변하겠지만, 남은 비구름의 영향으로 내일부터 사흘간 강원 동해안 지역에는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문제는 동해안을 제외한 나머지 전국 지역은 열흘간 소나기 외에 뚜렷한 비 소식이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 중기예보를 보면 오는 21일까지 내륙과 남부 지방에는 특별한 강수 예보가 없는 상황인데요. 이는 부울경 등 가뭄이 극심한 지역의 상황을 당분간 돌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기상청은 한반도 기압계가 매우 유동적이라며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가뭄 완화 시점은 아직 불투명
물론 8월 중순까지 장마가 이어지는 해가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여름은 이례적으로 건조합니다. 6월부터 8월까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부울경 지역은 땅이 깊게 메말라 있어 단기적인 소나기만으로는 가뭄 해소가 어려울 겁니다. 농작물 관리와 생활용수 절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당연히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농업계와 지자체의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비를 뿌릴 수 있는 기상 이벤트가 언제쯤 나타날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기상청의 중장기 예보와 기압계 변화를 지켜보며 대비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