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확산과 경제적 파장
한국 경제의 단기적 최대 리스크로 중동 사태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현송 경제전문가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심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는데요. 이 우려는 공허한 예측이 아닙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한 달째 지속되면서 전장은 예멘 후티의 참전으로 페르시아만에서 지중해 동부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군사 시설뿐 아니라 정유 시설, 발전소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는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의 충격은 결국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예상 밖의 회복력, 이란의 ‘저항 경제’
흥미로운 점은 한 달간의 공세 속에서도 이란 경제가 예상 외의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슈퍼마켓 물가는 안정적이고 공무원 급여도 정상 지급되는 등 전시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데요. 이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의 교훈으로 구축한 ‘저항 경제’ 모델 덕분입니다.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의약품, 자동차 부품 등 필수품을 자체 생산하는 체제를 갖췄으며, 발전소를 전국에 분산 배치해 전력망 파괴에도 대비해왔습니다. 역설적으로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이란은 오히려 석유 수출로 하루 약 2128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도 글로벌 공급 안정을 위해 이란의 석유 판매를 묵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치적 혼란과 불확실한 전망
하지만 전쟁의 그늘은 깊습니다. 미국 공습으로 이란 지도부 핵심 인물들이 다수 사망하면서 의사 결정 시스템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생존한 관계자들은 감청 우려로 소통을 꺼리고, 새 최고 지도자의 통제력은 미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죠. 이러한 정치적 공백 속에서 실질적 결정권은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어 협상 테이블이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미국은 신속한 합의를 압박하지만, 이란 협상 대표조차 누구에게 문의해야 할지 모호한 실정입니다. 한편, 전쟁의 가장 무거운 대가는 민간인이 치르고 있습니다. 이란 한 초등학교 폭격으로 최소 175명이 희생되는 등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했고, 미국과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협상 지연 시 이란 에너지 시설 추가 공격을 시사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어, 전쟁의 통제 가능성은 점차 희미해져 가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