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진원지
최근 국내 증시에서 AI 투자 불안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가운데, 투자금 회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AI 수요 자체가 꺾였다기보다, 투자와 수익 사이의 시차가 얼마나 길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실제로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의 내년 합산 잉여현금흐름 전망은 적자로 돌아섰고, 자본지출 전망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숫자로 본 시차
반면 같은 기간 세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현금흐름 전망은 상향됐습니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알파벳의 상업용 수주잔고도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금흐름 악화를 곧바로 AI 투자 실패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기존 사업에서 현금을 확보하는 빅테크와 달리 차입 의존도가 높은 GPU 임대사업자는 금리와 임대료 변동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분산과 회복의 조건
월가에서는 AI 관련주 쏠림에 대비해 금과 헬스케어, 구리, 유틸리티, 배당주, 리츠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라는 조언이 나옵니다. 성장주와 가치주,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균형 있게 가져가면서 조정 시 분할 매수에 나서는 전략도 제시됩니다. 빅테크의 현금흐름 회복은 신규 설비 가동률을 높이고 자본지출 증가세를 늦추는 데 달려 있습니다. 신규 투자 속도가 조절되고 수요가 유지된다면 2028~2029년으로 예상되는 회복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빅테크의 대규모 채권 발행 보도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관심은 AI 투자의 속도와 재무 건전성 사이의 균형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