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가 문 연 한복의 일상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나흘간 열린 '2026 한복상점'은 일상으로 돌아온 한복의 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방문객의 70% 이상이 2030 여성으로 나타나며,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죠. 셔츠형 저고리와 옛한글이 프린팅된 치마 등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한복과 저렴한 장신구 소품이 젊은 층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결과입니다. 명절 의상으로만 여겨지던 한복이 취향을 공유하는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
뿌리와 진화를 동시에 품다
행사는 120년 넘게 한복 산업의 중심이었던 광장시장 한복주단시장을 조명하며 전통의 가치를 되짚었습니다. 고령 상인들의 수공예 정성을 살린 원단 복원 포목점과 천연 쪽 염색 기법을 선보이는 부스는 깊은 감동을 주었는데요. 반면 스웨트셔츠와 트레이닝복에 전통 문양을 접목한 청년 디자이너들의 시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무직과 서비스직을 위해 제작된 한복 근무복 역시 전통의 미학과 현대적 실용성을 결합해 한복의 생활화 가능성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었습니다.
세계를 향한 문화 자산으로의 비상
김혜경 여사가 직접 행사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한복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혀 눈길을 끕니다.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한복이 대표적인 문화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한 겁니다. 물론 전통 실크 소재 수요 감소 등 한복 산업이 넘어야 할 산도 여전합니다. 하지만 장인의 기술과 새로운 감각의 만남, 그리고 일상 속으로의 확장은 한복이 단순한 전통 의상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쟁력 있는 문화 자산으로 도약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