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의 비핵화 촉구와 북한의 거친 반발
2026년 6월 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담은 공동 성명이 채택되었습니다. 이 선언문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담겼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중동 문제를 푼 것처럼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노력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뒤인 18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담화를 내놓으며 국제사회의 기대를 거세게 꺾었습니다. 김 부장은 이번 성명을 북한의 주권적 선택을 침해하는 권한 넘어선 행위라고 비난했으며, 비핵화는 절대 넘어설 수 없는 경계선이자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핵 보유는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국가 이익이며, 이를 건드리면 최악의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실행력을 놓고 엇갈리는 전망
G7의 공동 목표에도 불구하고 실제 비핵화가 얼마나 실현 가능할지를 두고 회의론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최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를 보면, 민감한 농축우라늄 처리 문제는 추후 협상으로 미뤄두었고 핵무기 개발 금지만 다시 한번 확인했을 뿐입니다. 이런 전례 때문에 북한의 핵 포기가 제대로 관철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국제 제재의 틈새를 노리고 있습니다. 김여정 부장이 핵 보유국 지위를 영원히 고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에는 제재 완화와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을 맞바꾸는 식의 실익만 챙기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한반도 비핵화의 실제 효과를 확보하려면 한국과 미국 사이에 정교한 로드맵이 먼저 마련되어야 합니다. 연합방위력 증강과 전시작전권 전환 등 안보 현안에 대한 맞춤도 속도를 내야 합니다.
정부 안에서도 달라지는 대북 기조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 내부에서도 대북 기조를 두고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국방백서를 준비하면서 국방부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반면 통일부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평화공존 정책과 맞지 않다는 반대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두 부처의 대립은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이 안보 현실과 평화 비전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외교적으로는 중국을 향한 우려도 전달되었습니다. 외교부는 최근 중국 측에 북핵 문제를 조용히 넘어간다는 해석이 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정부는 중국이 한반도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공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한 길이 여전히 험난한 만큼, 정부 내 공조와 국제적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