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 되면 논두렁과 밭둑에 방치된 비닐과 농약병이 다시 눈에 띕니다. 농사를 짓는 데 필수적인 자재들이 사용 후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서 농촌 환경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데요. 최근 경북 안동과 광주에서는 이 영농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두 가지 다른 접근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농협과 주부들의 자발적인 봉사이고, 다른 하나는 지자체의 제도적 지원입니다. 이런 노력이 점점 더 필요해지는 배경에는 방대한 양의 폐기물과 제한된 처리 인프라라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민의 손으로 시작된 정화 운동
지난 23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마을에서는 50여 명의 봉사자들이 폐비닐과 폐농약병을 수거하며 마을을 일궈냈습니다. 경북농협과 농가주부모임 경북도연합회가 함께한 '영농 후(後) 환경 애(愛)' 캠페인인데요. 참가자들은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것을 넘어서 인근 농가를 찾아가 영농폐기물의 올바른 배출 방법을 직접 알렸습니다. 농가주부모임은 이 캠페인을 연간 2회 이상 전국 각지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김명란 회장은 깨끗한 농촌 환경 조성과 농업의 공익적 가치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지역사회 주도의 움직임은 환경 보전 의식을 확산하는 데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나서는 경제적 유인책
시민의 자발성과 별개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올해 83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인 영농폐기물 수거·처리 지원사업에 나섰습니다. 핵심은 농민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에요. 폐비닐은 수거 품질에 따라 kg당 120원에서 140원을, 폐농약 용기는 병당 100원, 봉지당 80원의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목표 수거량은 폐비닐 355톤, 폐농약 용기 27만 개에 달합니다. 당연히 농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입니다. 아울러 수거된 폐기물을 모아두는 '공동집하장'도 확충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남구에 2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북구에 2곳을 추가로 신설해 농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해결 과제와 지속 가능한 전망
두 가지 접근법은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봉사 활동은 환경 의식 고취에 강점이 있지만, 모든 폐기물을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경제적 보상은 즉각적인 수거량 증가를 가져올 수 있지만, 예산 문제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뒤따릅니다. 광주시의 정미경 자원순환과장은 영농폐기물이 농촌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임을 인정하며, 수거보상, 집하장 확충, 교육을三位一體로 한 체계적인 관리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궁극적인 해법은 농민 개개인의 인식 변화와 편의성을 높이는 인프라, 그리고 합리적인 경제적 동기가 결합될 때 찾아올 수 있을 겁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농촌 환경 문제 앞에서 시민사회의 실천과 지자체의 정책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