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으로 번진 수사 지휘선 논란
장윤기 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이 이제 경찰 지휘부를 향하고 있습니다. 7월 21일, 광주지방법원은 당시 초동 수사를 지휘했던 전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박 경정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는데요. 법원은 소명된 자료만으로는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박 경정은 강간 목적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영장이 기각된 같은 날, 검찰과 경찰 특별수사단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동시에 압수수색했습니다. 이례적으로 검경이 같은 대상을 겨냥한 강제 수사인데요. 22일에는 국수본과 광주경찰청 소속 강력계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수사의 칼끝이 국수본 윗선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 셈입니다.
"윗선 지시였다" vs "완결성 위한 판단"
갈등의 핵심은 살인 사건과 성범죄 사건을 분리한 것이 누구의 지시였느냐는 겁니다. 박 경정 측은 수사팀이 두 사건의 병합을 세 차례나 건의했으나 국수본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국수본 강력계장이 광주청 강력계장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본부장님 지시"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 국수본은 송치 기한 내에 성폭력 사건까지 입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전담 부서인 여성청소년과에 수사를 맡긴 것이며, 은폐가 아닌 수사 완결성을 위한 절차적 판단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구체적인 혐의 적용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달 퇴임한 박성주 전 국수본부장은 광주청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별다른 지시를 한 기억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진실 공방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셀프 수사' 비판과 책임 소재 규명 과제
이번 수사는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을 맡은 경찰 특별수사단이 국수본 소속이라는 점에서 독립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셀프 수사'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특수단은 당시 지휘 라인인 형사국 소속 인원을 제외했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신뢰 회복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검찰은 경찰보다 넓은 범위로 국수본 관계자의 휴대전화까지 확보하며 윗선 개입 여부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만약 국수본의 분리 수사 지시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경찰 지휘부를 둘러싼 책임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입니다. 결국 현장 경찰관 한 명의 영장 기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수사 지휘 체계 전체의 신뢰를 건 문제라는 점이 이번 사태의 본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