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장치는 있었지만
2026년 10월, 서울 송파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사건, 제주 스토킹 살인, 인천 흉기 난동이 잇따랐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스마트워치와 전자발찌, 보호앱 같은 장치가 있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송파에선 워치가 방전됐고, 제주에선 가해자가 워치를 뜯어냈으며, 인천 가해자는 전자발찌를 찬 상태였습니다. 장치가 있어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보호는 공허해집니다.
정부는 2024년 12월 전자감독 보호앱을 도입하고 지난 6월 실시간 위치 알림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2026년 5월 기준 보호앱을 쓴 스토킹 피해자는 195명뿐입니다. 전자발찌 착용자 5,242명의 4% 수준이고, 일선 경찰조차 앱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법원과 경찰 사이
송파 사건에선 가정폭력 임시조치가 만료된 뒤 재신청까지 6일이 걸렸고, 법원의 접근금지 결정은 12일에야 나왔습니다. 제주에선 피해자가 네 차례 신고했지만 피의자는 입건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5개월 전 피해자 의견수렴에서 소극 대응과 보호조치 지연을 확인했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됐습니다.
법원은 유치나 구속이 사실상 강제처분이라 신중해야 하고, 이혼·양육권 분쟁에 악용될 우려도 있다고 봅니다. 실제 1~8월 스토킹 유치 잠정조치는 경찰 신청 2,466건 중 563건, 검찰 신청 1,798건 중 31.3%만 인용됐습니다.
가정폭력 유치 임시조치 인용률도 39.5%에 그쳤습니다. 신중한 판단이 피해자에겐 치명적 공백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도 개선 목소리
전문가들은 사후 신고 방식으로는 기습 범행을 막기 어렵다고 봅니다. 가해자 접근 시 자동 경보, 의무체포제, 고위험자 즉각 분리·구금, 생체정보 활용 등이 제안됩니다. 가정·교제 폭력까지 전자장치 부착을 확대하는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조사에선 보호조치를 받은 피해자의 56.4%가 위반을 경험했습니다. 피해자 지원단체는 시급한 사건에 법원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장치와 법, 현장 대응이 함께 작동해야 반복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