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40만 명
프랑스 전국에서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축소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7일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을 중심으로 시작된 노란조끼 시위는 마르세유와 리옹 등 대도시로 번졌고, 밤사이 폭동과 약탈로 이어지며 수백 명의 부상자가 나왔습니다. 10월 24일 전국 시위에는 정부 추산 41만 명, 주최 측 추산 최대 80만 명이 참여했는데요. 경찰 7만 명이 투입되면서 이전보다 폭력 사태는 크게 줄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엘리제궁 연설에서 고물가와 불평등을 해결하겠다며 재정정책을 내놨습니다. 문제는 시위의 뿌리가 단순한 물가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교사·의료·연금 축소로 대표되는 긴축 기조와 청년 세대가 체감하는 기회의 불평등이 함께 터져 나온 겁니다.
SNS 차단 카드, 벽에 부딪히다
정부의 다음 카드는 소셜미디어였습니다. 내무부는 시위 직전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챗, 엑스 접속을 차단하도록 통신사에 서한을 보냈고, 위치정보 기능 비활성화까지 검토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SNS가 민주주의를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는데요.
실행은 쉽지 않습니다. 특정 지역만 골라 차단하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모바일 인터넷을 통째로 막으면 결제와 보안, 긴급 통신까지 마비될 수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VPN 우회 가능성과 법적 책임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죠. 2024년 뉴칼레도니아에서 틱톡을 차단했다가 이듬해 최고행정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전례도 부담입니다. 의회는 대신 폭동 조장 콘텐츠를 1시간 이내에 삭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논의 중입니다.
교육 대책, 그리고 번지는 불만
정부는 교육 쪽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40억 유로를 투입해 중·고등학교 시설을 개보수하고, 교사 3,600명을 새로 채용하며 학급당 학생 수를 28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대학 입시 제도 개편도 2028년 적용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학생 대표단은 대책이 불충분하다며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주요 정책 상당수는 임기가 6개월 남은 마크롱 정부 이후에나 이행될 예정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노란조끼는 31일 연좌 농성을, 노동총연맹은 11월 5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명품 매장 약탈로 군 병력까지 배치됐고, 2019년 칠레 사태와 닮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