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천억 수혈로 한숨 돌렸지만...소비자·노동자 피해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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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6일 오후 12:46

발행: 2026년 7월 16일 오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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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2천억 원 긴급 자금 확보로 파산 위기를 넘기려 하지만, 메리츠금융 이사회 승인과 67개 점포 정상화 등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상품권 보유 소비자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때 유통 공룡이었던 홈플러스의 몰락은 이커머스 전환 실패와 과도한 구조조정이 겹친 결과로 분석됩니다.

회생의 마지막 관문 앞에 선 홈플러스

홈플러스가 2,000억 원의 긴급운영자금(DIP) 확보로 파산 직전의 위기를 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월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는데요. 다만 7월 20일까지 DIP를 조달해 즉시항고하면 결정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7월 16일,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은 2,000억 원 대출 전액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MBK 측의 총 재무 지원 규모는 약 6,000억 원으로 늘어났는데요. 하지만 이 자금이 실제로 집행되려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이사회 의결이 최종 관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메리츠금융 이사회에서 지원안이 의결되면 홈플러스는 9월 4일까지 회생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이사회에서 지원이 무산되면 홈플러스는 파산 및 청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는 이미 사옥 앞에서 투쟁을 이어가며 이사회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라진 상품권과 흔들리는 생계

영업 중단의 피해는 소비자와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상품권 보유자들은 매장 사용이 불가능한데다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마저 거래를 금지하면서 사실상 처분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홈플러스 측이 공식적인 환불 지침을 내놓지 않은 탓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는데요. 일부에서는 상품권이 이제 휴지조각과 다름없다는 원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홈플러스 전체 직원의 80% 이상이 40~60대 중년 여성으로, 이들 대다수는 경력 단절 후 재취업한 인력들입니다. 올해 1월부터 임금 체불이 이어지면서 비상금 대출로 버티거나 공사장 신호수 같은 일용직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공적 자금 투입과 맞춤형 직업 훈련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유통 공룡의 몰락과 남은 과제

한때 유통 공룡이었던 홈플러스의 몰락은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선 이야기입니다. 2013년 매출 8조 9천억 원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2015년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실적 회복에 실패했습니다. 2021년부터는 매년 수천억 원대 영업손실이 이어졌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홈플러스가 이커머스 시대에 뒤처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사실입니다. 2008년 용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2012년에는 업계 최초로 MFC 개념을 도입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물류 거점이라는 씨앗을 뿌린 홈플러스가 아닌, 쿠팡과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온라인 주문 수요라는 꽃을 피웠습니다. 여기에 과도한 점포 매각과 자산 유동화, 투자 부족이 겹치면서 결국 위기를 맞게 된 것이죠.

조달된 2,000억 원으로도 67개 점포를 동시에 정상화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제조사들은 미납 대금 상환 전까지 납품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점포당 30억~40억 원의 재고 확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매출이 높은 핵심 점포부터 단계적으로 문을 열 가능성이 큰데요. 중국 업체 등을 포함한 M&A 성사 여부가 홈플러스의 최종 운명을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