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와 미국의 돌발 행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 가능성이 제기된 지 나흘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로부터 3천만~5천만 배럴의 원유를 인수해 시장 가격으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판매 수익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해 사용된다는 계획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선언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WTI 원유 가격은 2% 이상 급락했고, 캐나다·사우디·러시아·EU 등은 향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유 인수부터 인프라 투자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가 우리에게 고품질 원유를 넘겨줄 것”이라며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에게 즉각 실행을 지시했다. 이 원유는 저장선을 통해 미국 항구로 직접 반입된다. 규모는 최대 5천만 배럴, 시가로 최대 30억 달러(약 4조3천억 원)에 달한다. 미국은 또한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에 미국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제재를 선택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일 셰브런·엑손모빌 등 석유 메이저 경영진과 회동해 구체적 투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를 무기한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에너지 지형 재편의 서막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3,030억 배럴)을 보유한 나라다. 미국이 이 나라의 석유 흐름을 장악하면 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우선 중질유를 주로 수출하는 캐나다는 미국 시장에서 베네수엘라산 초경질유와 경쟁하게 돼 가격과 점유율 하락 압력을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내 영향력이 약화되고, 러시아는 EU 대체 수출로 확보한 시장을 잃을 수 있다. EU는 러시아산 원유 대체 수급선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통제력이 강화되면 에너지 안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에너지·인프라 자산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와 단절하라”고 베네수엘라에 요구하며 미국 중심의 에너지 질서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히 원유 몇 천만 배럴을 넘어 미국의 대외정책이 ‘에너지 패권’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네수엘라 내 정치 상황이 아직 불안정하고, 석유 인프라 복구에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향후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통제가 본격화되면 국제 유가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