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최초 1조 원 베팅, 거래소 인수전 본격화
하나금융그룹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1조 원을 투자하며 지분 6.55%를 확보했습니다. 은행권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자본 규제를 받는 은행이 막대한 현금을 거래소에 쏟아부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이번 행보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거기에 키움증권까지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디지털 자산 시장 확보 경쟁에 뛰어든 상황입니다.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합종연횡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는 겁니다.
토큰증권 시대를 앞둔 금융사들의 포석
이런 움직임은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금융사들은 디지털 자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거래소라는 플랫폼이 필요한데요. 반면 거래소는 전통 금융사가 가진 자본력과 내부 통제 역량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셈이죠.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상한선을 기존 20%에서 최대 34%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도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규제가 현실화되면 빗썸홀딩스 등 기존 대주주는 상당한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를 받아들이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빗썸은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적분할을 통해 거래소 본업과 신사업 부문을 나누어 기업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장 일정과 맞물려 키움증권의 투자는 프리IPO 성격으로 분석됩니다.
상생의 시너지와 남은 과제
물론 이런 결합이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거래소에 과도하게 몰리면 시장 과열과 경쟁 왜곡 우려도 나옵니다. 또한 빗썸의 경우 창업자 측이 지배구조를 정리하며 과거 논란을 상당 부분 해소했지만,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비덴트의 잔여 지분 매각 여부처럼 불확실한 변수도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금융사와 거래소의 협업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합니다. 가상자산이 전통 금융과 연결되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본력과 플랫폼을 합친 시너지가 어디까지 확장될지가 향후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