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째 봉쇄 속 해법 나오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벌어진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가 33일째를 맞은 가운데, 국정조사특위가 첫 해법을 내놓았습니다. 여야는 잠실 핸드볼경기장에 남아있는 투표용지 247만 장을 공개 재검표한 뒤 이송하자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는데요. 이번 조치는 참정권 수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가는 시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포용 안으로 평가됩니다.
물론 재검표가 곧바로 가능한 건 아닙니다. 중앙선관위는 인력 440명과 예산 5천만 원을 투입해 약 9시간이 소요된다는 구체적인 추산을 제시했으며, 국조특위의 공식 의결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선관위 측은 이 과정이 투표지의 유·무효를 가리는 선거쟁송이 아니라, 단순히 당일 투표용지와 보관 용지의 동일성을 입증하는 검증 절차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선관위 보고 체계 '엉망' 드러나
이번 사태의 발단을 두고 국조특위는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상황실 운영이 매우 부실했다는 점이 여야의 한목소리 질타를 받았는데요. 투표용지 부족 신호가 처음 포착된 시점부터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에게 보고되기까지 수 시간이 걸렸고, 투표관리관들에게 안내 문자가 전달되기까지는 1시간 반 이상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시선관위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송파구선관위가 무번호 투표용지 일련번호 부여를 문의했음에도 상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아 약 5시간의 대응 공백이 발생했고, 개표소 내 CCTV 사각지대까지 드러났습니다. 기관 간 신뢰 부족이 선거 관리의 치명적 공백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서울시선관위는 보관 장소 CCTV 설치 강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검표 넘어야 할 산은 따로 있다
여야가 재검표에는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룬 반면,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두고는 대립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불러 정부 보고 체계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반면 민주당은 선관위가 독립된 헌법기관임을 강조하며 정부 인사를 끌어들이는 건 과도한 정쟁화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재검표 자체로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단순히 투표지를 세는 것만으로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의 깊은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결국 247만 장의 숫자를 넘어, 왜 사태가 늑장 대응으로 번졌는지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국조특위는 오는 14일 1차 청문회를 열어 전·현직 선관위원과 경찰, 검경 관계자 등 총 97명을 상대로 진상 규명에 나설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