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지었는데 전기가 안 들어오는 상황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조기 가동을 앞두고 인프라 공급 시차를 두고 한창입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최근 추미애 경기도지사와의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1기 팹 가동 목표가 기존보다 1년 빠른 2029년 10월로 앞당겨졌다며, 전력과 용수 공급이 이에 맞춰지지 않으면 큰 차질이 생긴다고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이 시장은 지금 상황을 "집은 지어 놓고 전기와 물을 못 넣는 형국"이라고 표현하며, 기반 시설이 늦어지면 단순히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이 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용인시 면적의 79%를 차지하는 처인구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생산시설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전력과 용수, 그리고 교통망은 여전히 미완성인 상태입니다.
11년 앞당긴 정부의 인프라 계획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대폭적인 일정 조정에 나섰습니다. 기후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완료 시점을 기존 2053년에서 2042년으로 무려 11년 앞당긴다고 밝혔습니다. 총 10GW 규모의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해 LNG 발전을 시작으로 원자력, 그리고 무탄소 에너지원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LNG 발전소를 가동하고, 2036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추가하며, 2042년까지 무탄소 에너지 기반의 송전망을 완성한다는 3단계 계획입니다. 산업용수 공급 역시 일정을 대폭 단축했는데, 1단계 31만 톤 공급 시점을 기존 2031년에서 2029년 5월로 앞당겼습니다. 2단계인 76만 톤 공급도 2034년 7월에 마칠 계획입니다.
여전히 남는 숙제와 협력의 과제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일정 조정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제시한 2029년 10월 가동 시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간격이 있습니다. 이상일 시장이 우려한 것처럼 전력과 용수 공급이 1~2년 늦어지면 팹 가동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한 번 멈추면 수천억 원의 손실로 이어지는 데다, 글로벌 납기 일정에도 영향을 주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교통 인프라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용인 반도체 산단 주변은 도로 교통망이 부족하고 철도가 전혀 들어서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상일 시장은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이 용인뿐 아니라 수원, 성남, 화성 시민들의 숙원 사업이라며,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경기도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정당의 벽을 넘어 지자체와 정부, 그리고 기업이 긴밀하게 소통해야 할 시점입니다. 인프라와 생산시설의 속도가 맞물릴 때 비로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