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습 직전에 멈춰 세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 공습을 미국에 거듭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막판에 결단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하루에 두 번씩 전화를 걸어 후티를 때려달라고 요청했고, 미 중부사령부는 정밀 타격 시나리오까지 마련해 국방장관에게 보고했습니다. 전투기에 폭탄이 실린 상태였지만, 20일 오후 공습 명령은 3시간을 앞두고 보류됐습니다.
배경에는 이란 전쟁의 부담이 자리합니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지 못한 데다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군사력을 배치한 상태입니다. 중동에 또 하나의 전선을 여는 것이 위험하다는 판단이 겹친 겁니다. 트럼프의 보류는 동맹을 저버린 게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전쟁을 피하려는 계산이었던 셈입니다.
미군 내부에서도 갈린 판단
미군 지휘부 안에서도 의견이 팽팽했습니다. 한쪽은 후티가 아직 미국 선박을 공격하지 않았으니 명분이 약하고 무기 소모가 크다며 반대했습니다. 반대로 후티가 사우디 영토를 직접 때리고 F-15 전투기를 격추한 이상 좌시하면 핵심 동맹에 대한 배신이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영국은 측면 지원에 나섰습니다. 앤디 버넘 총리는 유엔 총회 참석 중 기내에서 사우디 항공기에 보이저 항공기로 공중 급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유 통로를 열어두기 위한 조치라며 후티 공격을 규탄했습니다. 사우디는 요격 미사일 재고가 바닥나 프랑스와 파키스탄, 이집트 등에도 방공 자산 배치를 요청한 상황입니다.
흔들리는 원유 길목
경제적 충격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라크발 드론 공격으로 동서 송유관이 멈추면서 사우디는 최근 2주간 하루 약 240만 배럴을 다시 호르무즈로 흘려보냈습니다. 원유 한 번을 실어 나르는 비용은 450만 달러에서 6300만 달러로 약 14배 뛰었습니다. 운송비 폭등은 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티는 홍해 연안을 장악한 데 이어 남부 고원지대 타이즈와 라히즈로 공세를 넓혔습니다. 지금까지 700명이 숨지고 12만여 명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호르무즈에서는 유조선이 발사체에 맞아 선원 2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후티는 미국이 예멘을 군사기지로 만들려는 시도를 이어가는 한 대립을 멈추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우디의 대응이 중동 안보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