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포가 올리는 백화점 실적
최근 백화점 업계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띕니다. 신세계 강남점, 더현대 서울, 롯데 본점처럼 특정 간판 점포가 그룹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점인데요. 이 흐름은 2분기에도 그대로 이어져 업계의 분위기를 크게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IBK투자증권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7,8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고, 영업이익은 1,67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21.9%나 급증했습니다. 이 정도 성장은 단순히 시장 분위기가 좋아진 게 아니라, 내부적인 구조 개선이 가시화된 결과입니다.
당연히 이런 성과를 뒷받친 건 강남점과 본점 같은 대형 점포들의 약진이었습니다. 신세계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무려 394% 폭증했고, 강남점 역시 47%나 늘며 전국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외국인 발길이 바꾼 매출 구조
백화점 3사 모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이 외국인 매출을 각각 134%, 131% 끌어올렸고, 롯데백화점 본점 역시 외국인 매출이 120%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29%를 차지했습니다. 사실 이런 간판 점포 중심의 성장은 업계 전체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양상입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변화는 뚜렷했습니다. 롯데가 3,109억 원으로 59.4%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현대(2,460억 원, 47.7%)와 신세계(2,499억 원, 39.7%)가 뒤를 이었습니다. 현대의 경우 백화점 본업에서 낸 이익으로 지누스의 영업적자 568억 원을 상쇄할 정도로 백화점 부문의 힘이 커졌습니다.
반대로 면세점 부문에서는 대량 판매를 축소하고 할인율을 낮추며 수익성을 끌어올렸습니다. DF2 철수로 고정비를 줄인 신세계의 사례처럼,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반기도 이어질까
업계는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 및 하이엔드 수요가 꾸준하고, 면세점의 실적 기여도가 더 커질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신세계는 본점 리뉴얼과 VIP 매출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대는 도쿄 진출을 추진 중입니다. 롯데는 본점과 잠실점을 랜드마크화하는 타운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성장이 간판 점포에 의존하는 구조는 리스크로 지적됩니다. 하지만 IBK투자증권은 신세계의 디벨로퍼 전환 가능성과 실적 추정치 상향을 고려할 때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하며 78만 원의 목표가를 유지했습니다. 백화점 업계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단순히 환율이나 관광 특수가 아니라 점포별 차별화 전략이 먹혀 들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