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전 사령관, 법정서 진술 번복…윤 전 대통령 '만취 배신 발언' 증언도

K한K한
4개의 관련 기사

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6일 오후 5:33

발행: 2025년 12월 16일 오후 5:33

요약 생성중...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서 국회의원 강제 끌어내기 지시에 대한 기존 증언을 번복하며 법정에 혼선을 빚었습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부인하는 한편, 작년 11월 만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만취 상태로 한동훈 전 대표를 언급하며 '배신당한다'고 연발했다는 새로운 증언도 했습니다. 증인들 간의 기억과 진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재판은 사실 확인을 넘어 증언의 형성 배경과 신빙성을 가리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진술이 흔들리는 법정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법정에서 뜻밖의 진술 변화를 보였습니다. 지난 16일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공판에서, 그는 과거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 강제 끌어내기 지시를 받았다는 자신의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겁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적인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새롭게 증언하면서 법정에 섰죠. 그는 자신의 과거 진술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오염’됐을 수 있다며, 기억의 혼란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총’, ‘4명에 1명씩’ 같은 단편적인 단어는 기억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사령관의 이번 발언은 기존 증언들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앞서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의원 끌어내기 지시를 전달받았다고 증언했고, 오상배 전 부관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고 말하는 통화 내용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핵심 증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니, 공판의 초점이 사실 관계 확인에서 증언의 신빙성 판단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만취 상태의 ‘배신’ 한탄

같은 법정에서 이진우 전 사령관은 또 다른 충격적인 증언을 이어갔습니다. 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만취 상태와 관련된 내용이었죠. 그는 작년 11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장관의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이 전 사령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나는 꼭 배신당한다”는 말을 반복했고,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동훈 씨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이는 앞서 다른 증인인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는 발언을 증언한 것과는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윤 전 대통령이 주변 인물에 대해 깊은 불신과 상처를 느끼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만 이진우 전 사령관은 곽 전 사령관이 주장한 ‘총살 발언’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증언 간의 간극과 재판의 향방

흥미로운 점은 같은 사건을 두고 증인들의 기억이 이렇게나 다르게 작용한다는 겁니다. 한쪽에서는 직접적인 지시와 강경한 발언이 있었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런 기억이 흐릿하거나 없다고 말하죠. 이는 단순한 기억력의 문제를 넘어, 당시의 고압적인 분위기나 이후의 심리적 압박이 증언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특히 이진우 전 사령관이 ‘진술 오염’을 언급한 것은, 장시간에 걸친 수사와 조사 과정에서 증언이 무의식 중에 변형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법정 공방은 이제 단순한 ‘있었다, 없었다’를 떠나, 각 증언이 나오게 된 맥락과 동기를 파헤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입니다. 검찰은 증인들의 초기 진술을 토대로 공소사실을 입증하려 할 것이고, 변호인 측은 증언 간의 불일치와 기억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혐의의 근거를 흔들려 할 겁니다. 특히 만취 상태에서의 발언은 당사자의 판단 능력과 의도성을 논란의 중심에 놓을 수 있어, 향후 심리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남은 질문과 재판의 과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 많습니다. 만약 이진우 전 사령관의 최근 증언이 사실이라면, 왜 그와 다른 부하 장교들은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았다고 확신했을까요? 당시 통화 내용을 기록한 문서나 추가적인 물증은 없는 걸까요? 또, 윤 전 대통령의 ‘배신’ 발언은 단순한 술자리 불만이었을까요, 아니면 당시 정치적 관계의 균열을 반영하는 것이었을까요?

이번 재판은 한 개인의 법적 책임을 넘어, 당시 권력의 최정점에서 어떤 결정들이, 어떤 상태에서 내려졌는지를 조명하는 역사적 기록의 의미도 갖습니다. 증언의 흔들림은 오히려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압박적이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법원은 상충되는 증언들 속에서 객관적 사실을 추려내는 어려운 작업을 해야만 합니다. 각 증인의 신뢰도를 평가하고, 물증과의 연관성을 따지며, 최종적으로 사건의 전체적인 퍼즐을 맞춰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비로소 12.3 사건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