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회동에서 시작된 개헌 논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의 골프 회동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김태호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박덕흠, 윤재옥, 송언석 등 여당 내 중진들이 참여한 이 만남에서 개헌 관련 대화가 오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야의 개헌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데요. 특히 이 대통령이 분권형 대통령제와 임기 단축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이 쟁점의 핵심입니다.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4년 중임 또는 연임제 도입을 통한 책임정치 실현과 지방자치 강화를 주장했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임기 단축 수용 의사도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헌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이 여당의 신뢰를 얻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사법 리스크용" vs "대화의 물꼈"
국민의힘은 이번 개헌론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해소와 연임 포석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 대통령의 개헌 프레임이 결국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깔때기와 같다고 비판했는데요. 그는 조건부 개헌 논의조차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지켜온 개헌 저지선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정훈 의원 역시 죄값을 피하려는 권력자의 몸부림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당 지도부도 비슷한 기조입니다. 장동혁 대표는 이 대통령이 평소 말을 쉽게 바꾼다며 연임 포기 선언조차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고,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번 회동이 개헌에 우호적인 의원들을 포섭해 당내를 분열시키려는 책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 폭락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민적 관심을 돌리려는 물타기 전략이라는 해석이 여당 내에서 지배적입니다.
반면 김태호 의원은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곧 굴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권력 집중의 폐해를 막기 위해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다만 이 대통령이 연임 불추진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전제조건이라는 선을 그으며, 중도 합리적 의원들 사이에서는 조건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시각도 나옵니다.
개헌안 통과의 문턱과 정국의 향방
현재 국회에서 개헌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299명 중 200명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민주당과 진보야당 세력만으로는 부족하므로, 국민의힘 의석 109석 중 상당수의 이탈이 없으면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당 중진들의 회동이 개헌안 통과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죠.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헌 논의를 넘어 2028년 총선을 앞둔 정계 개편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 개헌 논의에 대한 온도 차가 뚜렷해지면서, 향후 당권 경쟁이나 공천 과정에서 이 갈등이 더욱 표면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대통령이 87년 체제 종료나 제7공화국 수립 같은 명분으로 여당 내 일부와 손잡는 시나리오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개헌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담론이 광복절을 전후해 불거진 가운데, 진정성 있는 대화의 출발점을 찾기보다는 상호 불신의 골만 깊어지는 양상입니다. 민생 현안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개헌 공방이 어디까지 번질지, 정국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