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새벽 덮친 래커 테러
지난 9월 24일 추석 연휴 첫날 오전 2시 4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중식당에 괴한들이 침입했습니다. 마스크와 모자를 쓴 20~40대 중국 국적 남성 4명은 매장 뒷문으로 들어와 외벽과 내부에 검은색 래커와 페인트를 뿌렸는데요. 망치로 가구를 부수고 식재료에는 농약으로 추정되는 물질까지 살포했습니다.
범행은 약 1시간가량 이어졌고, 이들은 현장을 촬영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달아났습니다. 경찰은 CCTV와 이동 경로를 추적해 이들의 신원을 특정하고, 지난 9월 30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으로부터 특수재물손괴·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8년 만에 내려간 간판
문제가 된 건 이 식당의 상호였습니다. 2018년 문을 연 이곳은 '한국 중식당 중 최고가 되자'는 뜻을 담아 중국 최고지도자의 이름을 그대로 간판에 걸었는데요. 1년 전부터 상호를 바꾸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지난 8월에는 APEC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전화 수십 통과 돈을 주겠다는 제안까지 들어왔습니다.
지난 7월에도 간판에 검은 래커가 칠해졌고, 이번 사건으로 재산 피해는 약 1,500만 원에 달했습니다. 결국 업주는 5일간 문을 닫은 뒤 9월 29일 상호를 '진향'으로 바꾸고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메뉴판과 배달 앱에 남아 있던 표시까지 차례로 교체하기로 했고, 가게 앞에는 영업 재개를 응원하는 화환이 놓이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현장을 찾아 피해 업주를 위로했습니다.
드러난 또 다른 협박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슷한 피해 사례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경기 화성시의 중식당 '멸공반점'은 2년 전 한 중국인 손님으로부터 간판을 내리라는 요구를 받았는데요. 업주가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자, 그 손님은 다시 찾아와 '가족을 생각하라', '총은 항상 그 숲에 있는 새를 겨누고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습니다. 자신을 '저쪽에서 파견해 온 사람'이라 소개하며 배후가 있는 듯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업주는 경찰에 신고했고, 지난 4월 수사기관 중재로 450만 원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검찰은 이 남성을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길지 검토 중입니다. 한편 경찰은 도주한 4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중국 당국과 국제 형사사법공조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중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만 실제 송환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신병 확보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