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마저 중국산을 끊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인 중국산 광트랜시버의 수입을 사실상 막는 법안 초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산 신형 광트랜시버 모델의 수입 금지 규정을 마련했는데요. 광트랜시버는 AI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연결해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필수 장비로, 엔비디아 GPU를 대규모로 연결하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합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장비가 데이터 탈취나 악성코드 삽입, 서비스 장애 등 심각한 보안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화웨이 통신장비 철거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데이터센터 건설 초기 단계부터 공급망을 정리하려는 의도인데요. 이번 조치는 반도체를 넘어 AI 인프라 전반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공급망 재편 속 누가 웃을까
이번 규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업체는 세계 시장 점유율 27%를 차지하던 중국의 중지이노라이트입니다. 이미 지난 6월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 지원 기업 명단에 포함된 상태였는데, 이번 FCC 조치로 미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반면 미국의 코히런트와 루멘텀이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네트워킹 장비 업체인 시에나는 2026~2028회계연도에 걸쳐 연평균 29%의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미국 업체들이 중국산을 즉각 완벽하게 대체할 만큼의 생산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미국 클라우드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겁니다. 한편 로봇 분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FCC가 외국산 이동형 로봇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면서 중국 유니트리의 입지가 좁아지자, 로보티즈를 비롯한 한국 부품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안보와 경제 사이의 줄다리기
미국은 드론과 라우터, 전력 인버터에 이어 이번에 광트랜시버까지 수입 제한 대상을 넓히며 중국산 ICT 장비 배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주미 중국대사관을 통해 근거 없는 비방과 제재 위협이라며 강력히 반발했고, 자국 이익에 피해가 가면 필요한 모든 대응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연히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질수록 공급망 보안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은 단기적 비용 부담 속에서도 불가피한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지만, 미국 인증 대응과 가격 경쟁력 확보,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추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복잡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