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새 세 번, 높아진 경고 수위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사흘 연속 대남 메시지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22일에는 "전 국경선에서 새로운 대응수단이 임무대기 태세에 들어가고, 대한국 확성기도 수일 안에 대기 상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국경 영구화 공사도 "성과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공사 중단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표현은 한층 거칠어졌습니다. 한국군의 비례적 대응 방침을 두고 "겁먹은 개가 짖기라도 체면을 지키겠다"고 비꼬았고, 실수가 나면 "모든 것이 부서지고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방사포와 전술미사일 등 새 대응수단의 실제 배치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합동참모본부도 "배치 동향은 식별되지 않았다"고 했죠. '가동'이 아닌 '대기'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상황에 따라 조정할 여지를 남긴 뜻이 담겼습니다.
국경선에 세워지는 것들
경고만 오간 건 아닙니다. 인천 강화군 송해면 일대에서는 북한 지역 산허리에서 폭음이 네 차례 울렸고, 주민들은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바위를 폭파해 도로를 내고 해안 경계 시설을 보강하는 작업으로 분석됩니다. 개성 일대 군사분계선 최남단에는 1m 간격의 3중 전기 철책이 세워졌습니다. 바깥쪽은 가시철조망과 전선 3줄, 안쪽은 두 겹의 전기 철책입니다.
현장에서는 100여 명의 주민이 도로를 넓히고 다지는 모습이, 초소에서는 적외선과 레이더 감시 장비가 포착됐습니다. 합참은 전체 공사가 2028년 후반쯤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제는 이 공사가 사전 통보나 소통 없이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온도차가 만드는 위험
정부 대응은 신중한 쪽에 가깝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이 뭔가를 하면 우리도 비례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구체적 조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외교부는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로 장병 3명이 다친 사건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정전협정 위반을 문제 삼기로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의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지뢰 사건을 "불의의 사고"로 표현하며 대화 복원에 무게를 뒀습니다. 군이 비무장지대 주도권 작전으로 작전 기조를 높인 것과는 온도차가 있는 대목입니다. 전문가들은 유엔군사령부와의 통신선을 다시 살려 오인 충돌을 막고, 국경선 공사 내용을 사전에 통보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접경지 주민들의 걱정도 다시 커졌습니다. 파주 대성동마을의 확성기 소음은 70~80dB로 규제 기준을 넘었고, 주민들은 2024년 7월부터 1년 가까이 밤잠을 설치며 문산 등지로 피신해야 했습니다. 경고와 공사, 대화 공백이 겹치면서 우발적 충돌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