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40원대 돌파...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

동연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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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4일 오후 8:46

발행: 2026년 6월 23일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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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40원대를 돌파했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와 외국인 순매도로 달러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수출 기업들의 달러 해외 유치 등 구조적 변화도 원화 약세를 키웠습니다. 당국은 구두 개입과 시장 개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강력한 달러 흐름을 꺾기 어려워 당분간 고환율과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1540원을 넘은 환율, 17년 만의 기록

2026년 6월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원 오른 1,541.8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종가 기준으로 1,540원을 돌파한 수치입니다. 사실 환율은 지난 4월 15일 1,500원을 넘어선 이후 무려 27거래일 연속으로 1,500원대에서 마감하며 이례적인 강세를 보여왔는데요. 이날 장중에는 1,542.9원까지 치솟았고, 야간거래에서는 1,547원 근처까지 오르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이번 환율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달러 자체의 힘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인덱스가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인 101.4선을 넘어섰습니다. 강달러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주식을 매도한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습니다. 이들이 주식을 팔고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이는 환율 상승으로 직결되었습니다.

경상흑자에도 불구하고 약세인 원화

통상적으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환율은 안정을 찾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데요. 이는 한국 경제의 자금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수출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환전하지 않고 해외 설비투자나 재료 조달에 사용하는 이른바 디램달러 현상이 심화되면서 외환 수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또한 국민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민간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달러를 빼돌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원화는 전통적인 경상수지 효과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하루에만 3조에서 4조 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고,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 지연도 외국인 매도를 가속화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도체 실적은 호조를 보이지만, 기업과 투자자들이 달러를 국내에 들여오지 않으니 환율 상승을 막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국의 개입과 시장의 경계

이처럼 환율이 급등하자 정부와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을 위해 여러 차례 개입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현재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구두 개입에 나섰습니다. 외환당국은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미세조정을 시도했으나, 시장에서는 이른바 킹달러 현상의 힘을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물론 시장 참가자들도 1,550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앞두고 경계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상단을 제한하고 있고, 외환당국의 추가 개입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죠. 하지만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중반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환율이 뉴노멀이 되는 것에 대한 우려 속에서, 시장은 당국의 대응과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