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중대한 전환점
서울 코엑스가 오는 11일부터 3일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열기를 가득 담습니다. '세미콘 코리아 2026'이 역대 최대 규모로 문을 여는데요, AI 확산으로 촉발된 '메가 사이클' 속에서 산업의 새로운 지형도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약 550개 기업이 2400개가 넘는 부스를 운영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부터 엔비디아, 인텔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반도체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AI 시대를 주도할 핵심 기술과 협력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행사의 규모 자체가 반도체 산업의 현재 위상을 말해줍니다. 코엑스 전관은 물론 인근 호텔 공간까지 활용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죠. SEMI 측은 이처럼 참가사가 몰린 것은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내일을 바꾸다(TRANSFORM TOMORROW)'로, AI가 이끄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첨단 기술이 어떻게 미래를 재설계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리더 총출동과 통합 역량 경쟁
기조연설 무대에는 산업을 선도하는 최고의 리더들이 대거 포진했습니다. 개막 첫날 삼성전자 송재혁 DS부문 CTO 사장이 'AI 시스템의 미래를 설계하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섭니다. SK하이닉스 이성훈 부사장도 메모리 반도체 기술 혁신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죠. 해외에서는 엔비디아, 램리서치, ASE, 케이던스 등 굵직한 기업들의 최고 경영자와 수석부사장들이 연사로 참여해 다채로운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한편,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통합된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익 그룹인데요, 원익IPS, 원익머트리얼즈, 원익QnC 등 반도체 관련 5개 계열사를 총동원해 국내 참가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통합 부스를 선보입니다. 'One Wonik, Connected in Semiconductor'라는 주제 아래 장비, 소재, 부품 분야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전략이죠. 이러한 통합 전시는 단일 제품을 넘어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힙니다. 고객 상담 공간과 채용 설명회까지 마련해 비즈니스와 인재 영입을 동시에 잡겠다는 포석이기도 합니다.
협력으로 여는 미세화의 한계 극복
기술 트렌드의 최전선에서는 '협력'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했습니다. 공정 미세화의 물리적 한계가 가시화되면서, 기업 간 기술 경계를 허물고 공동으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SEMI는 이번 행사를 통해 파트너 간 공동 로드맵 구축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체적인 기술 솔루션도 이런 흐름을 반영합니다. EVG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중심으로 한 최신 솔루션을 선보입니다. 제미니 FB 웨이퍼 본딩 시스템은 웨이퍼 간 정렬 정밀도를 서브마이크론 수준으로 끌어올려 차세대 3D 낸드와 D램의 수율 향상에 기여하죠. 또 다이-투-웨이퍼(D2W) 본딩 솔루션은 HBM(고대역폭메모리) 스택이나 3D 시스템온칩(SoC) 같은 첨단 패키징 공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장비 기술의 발전은 단일 공정의 진화를 넘어, 이종 집적과 고도화된 패키징을 통해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혁신의 길을 열어줍니다.
이번 박람회에는 글로벌 기업과의 구매상담회도 마련되어 국내 소부장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인텔, 키옥시아, 램리서치 등과의 비즈니스 미팅은 실질적인 협력과 수주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AI 서밋, 테스트 포럼, 화합물 반도체 서밋 등 3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컨퍼런스는 산업 전반의 핵심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결국, 세미콘 코리아 2026은 기술 경쟁을 넘어 생태계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AI 시대 반도체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그려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