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어디에
강원 춘천의 한 유치원에서 5살 아이들이 "선생님이 배를 걷어찼어요"라고 울면서 교무실을 나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학예회 연습 중 딴짓을 했다는 이유로 불려간 아이들은 배를 걷어차이는 등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했는데요. 같은 반 다른 아이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말하면서 피해 의혹은 더욱 커졌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일이 CCTV가 없는 공간에서 벌어졌다는 점입니다. 교무실과 교실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통신 연결이 되지 않아 실제 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복도 CCTV에는 아이들이 교사와 함께 교무실에 들어가는 모습만 확인되었을 뿐,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오로지 아이들의 진술과 교사의 해명만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맞닥뜨린 진술의 대립
피해를 주장하는 아이 A양은 학예회 연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무실에서 배를 걷어차여 뒤로 밀려났다고 진술했습니다. A양은 "아파서 울었는데도 계속 혼났다"고 말했는데요. 같은 반 B군도 교사에게 배를 3번 걷어차였다고 증언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B군이 손가락을 빠는 습관 때문에 "가위로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폭언을 들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해당 교사는 모든 혐의를 단호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교사 측은 "학예회 준비로 복도가 혼잡해 교무실에서 지도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아이들을 격려하고 지도하는 차원에서 대화를 나눴을 뿐, 소리 높여 훈육하거나 때린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이 교사는 휴가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법적 공백과 제도적 한계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중요한 문제는 유치원 CCTV 설치 의무화의 법적 공백입니다. 2015년 인천 송도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이후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되어 보육시설에는 CCTV 설치가 의무화되었지만, 유치원은 해당 규정에서 제외되었는데요. 이로 인해 많은 유치원에서는 CCTV가 설치되어 있더라도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무용지물'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평소부터 "선생님이 무섭다"고 말했을 때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자책하고 있습니다. A양과 B군의 부모는 담임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상태이며, 아이들이 여러 차례 맞은 적이 있다고 추가 진술하기도 했죠. 유치원 측은 신속하게 해당 교사를 학급에서 분리하고 새로운 교사를 배치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
경찰은 현재 피해 아동들의 해바라기센터 진술 녹화본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춘천경찰서는 이번 주 중으로 사건을 강원경찰청에 이송할 예정인데요. 핵심 쟁점은 객관적 증거 없이 아이들의 진술과 교사의 주장만으로 사실 관계를 규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유아 교육 현장의 시스템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공간에서 오히려 피해가 발생할 때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건 심각한 문제죠.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의 차별적인 CCTV 규정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논의도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찰 조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이 사건이 유치원 안전 시스템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일인데요, 현재로선 대립되는 진술 사이에서 진실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