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무역 적자를 줄이고 미국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공약과 달리, 2025년 미국 무역 적자는 전년과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오히려 수입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상품 무역 적자도 역대 최고를 찍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략이 첫해부터 효과를 보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관세 첫해, 적자는 왜 줄지 않았나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취임 직후 전 세계 주요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선언했습니다. 중국, 유럽, 멕시코 등에 대해 최대 60%의 관세를 검토했고, 실제로 일부 품목에 대해 단계적으로 관세를 적용했습니다. 목표는 해외 상품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생산을 늘려 무역 적자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025년 무역 통계를 보면, 무역 적자는 9015억 달러로 전년(9035억 달러)에 비해 0.2%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오히려 수입은 전년보다 4.8% 증가한 4조 3천338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관세 영향을 받는 상품 수입도 4.3% 늘었습니다. 상품 부문 무역 적자는 사상 최대치를 찍었으며, 서비스 흑자 확대는 미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수입업자들의 관세 회피 행동을 꼽습니다. 관세 부과가 예고되자 기업들은 관세가 적용되기 전에 대량으로 수입을 앞당겼고, 중국산 제품 대신 멕시코나 베트남, 대만 등 다른 국가로부터 구매를 늘렸습니다. 또한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반도체 등 전자제품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만과의 무역 적자가 커졌습니다. 즉, 무역 흐름이 바뀌었을 뿐 전체 수입은 줄지 않았습니다.
무역 지도가 바뀌었다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중국과의 무역 적자는 2021억 달러로 2004년 이후 가장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그 빈자리는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이 채웠습니다. 유럽연합과의 무역 적자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앞질렀고, 멕시코·베트남·대만과의 적자는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정책이 무역 패턴을 재편했음을 보여주지만, 전체 적자 감소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월별 통계도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인 2024년 11월에는 관세 공포에 수입이 급증하며 적자가 크게 늘었고, 이후 관세 발표와 철회, 협상 진전 등에 따라 적자 규모가 요동쳤습니다. 최근 12월에는 다시 적자가 확대되면서 연말까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앞으로의 향방: 관세 정책의 미래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적자가 78% 줄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통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 1년간 약 8만 3000개가 감소했습니다. 정책 효과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관세가 본격 적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아직 적응 중이라는 겁니다.
다가올 3월,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권한 합헌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만약 합헌 판결이 나면 추가 관세 부과가 가능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무역 환경은 더욱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무역 적자 감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목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첫해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대법원 판결이 향후 무역 지형을 좌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