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협상 난항 속 맞서는 미·러·우, 전쟁과 대화의 이중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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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9일 오전 5:48

발행: 2026년 2월 18일 오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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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재 하 제네바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종전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다. 영토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 입장 차이로 정치적 합의는 요원한 상태지만, 포로 교환 등 군사·실무적 사안에서는 일부 진전이 있었다. 협상과 동시에 양측의 맞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화 채널 유지 자체가 유일한 긍정적 요소로 남았다.

협상 테이블과 전장의 이중전선

스위스 제네바의 조용한 회의실과 우크라이나 전역의 폭발 소리는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국 대표단이 모인 종전 협상이 뚜렷한 성과 없이 막을 내렸습니다. 회담은 고작 2시간 만에 끝났고,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만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양측은 서로의 에너지 시설과 석유 수출 허브를 공격하는 맞공습을 이어갔습니다. 이것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입니다. 대화의 테이블과 폭력의 전장이 동시에 운용되는 이중전선이죠.

영토 문제, 좁혀지지 않는 근본적 장애물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영토 문제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영구적 할양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키예프 정부는 주권과 영토 보전을 최후의 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야욕이 초기의 광범위한 목표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공고히 하는 수준으로 축소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우크라이나에게는 '힘든 양보'를 요구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적 악행이 계속될수록 합의 도달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협상 테이블에서의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핵심 쟁점에서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한, 협상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군사적 진전과 정치적 교착의 괴리

흥미로운 점은, 군사적·실무적 사안에서는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포로 교환과 민간인 석방 같은 인도주의적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이고 실질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도 양측이 지도부에 보고한 후 합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협상 동력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향후 자국의 참여 하에 휴전 감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무적 진전이 정치적 합의, 특히 영토 문제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는 무력해 보입니다. 협상이 세부 사항에서 진전을 보일수록, 오히려 근본적인 해결책에서 멀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겁니다.

불투명한 6월의 시한, 그리고 협상의 미래

미국이 6월을 일종의 종전 협상 시한으로 제시하며 양측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네바에서의 3차 회담 결과는 그러한 낙관적 전망에 차가운 물을 끼얹었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은 모스크바로 돌아갔고, 우크라이나 측은 세부 사항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루비오 장관 스스로도 이 전쟁이 '전통적인 패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합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모든 당사자에게 부담이 커진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대화의 채널이 완전히 끊기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긍정적 신호일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 취약한 대화 선을 어떻게 지속시킬지, 또 실질적 평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