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사 무력화에 대한 경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쿠팡과 한화의 잇따른 법적 대응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쿠팡은 할인쿠폰 비용 전가 의혹과 관련한 현장조사에 불응하며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한화도 부당 내부거래 조사의 자료제출명령에 불복해 같은 절차를 밟았습니다. 법원이 두 사안을 인정해 조사는 일시 정지됐습니다.
주 위원장은 현장조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매우 중대하게 보고, 대규모유통업법이 소상공인 권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습니다. 강제조사권 도입은 아직 본격적으로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기업이 조사를 회피할 여지를 없애기 위해 내부 규칙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판단입니다.
담합 제재와 플랫폼 규제
공정위는 하반기 민생 분야 담합에 집중합니다. 10월 1일 출범하는 중점조사기획단을 통해 먹거리, 교육, 에너지, 생필품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신속히 살필 계획입니다. 반복·상습 담합 사업자에는 시장 참여 자체를 제한하는 제도도 추진합니다. 소방시설, 폐기물, 여객운송 등 20개 업종이 대상입니다.
가맹점주 협상력 강화를 위해 소규모 가맹본부도 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등록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특별법 입법도 계속 추진됩니다.
과징금 감경 논란과 기업결합 심사
경실련은 공정위 과징금이 지나치게 깎인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2005년 이후 과징금 1,856건을 분석한 결과, 기본과징금 20조 3,616억 원 중 9조 1,165억 원이 감경돼 평균 감경률이 44.8%였습니다. 담합 사건이 전체 최종 과징금의 73%를 차지했고, 경실련은 담합 과징금이 추정 소비자 피해 84조 원의 10% 수준이라며 집단소송법 제정과 징벌 배상제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한편 공정위는 네이버·두나무, 한화-KAI 등 주요 기업결합 심사를 연내 진행할 방침입니다. 미국이 한국 공정위의 법 집행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에는 외교부를 통해 대응하면서도 해외 기업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