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국빈 방문, 새로운 협력 시대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8년 만에 인도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중심으로 한 이번 방문은 단순한 외교적 관례를 넘어, 중동 전쟁으로 불안정해진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한국이 새로운 경제 안보 파트너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읽힙니다. 특히 양국 정상은 2030년까지 한-인도 교역액을 500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는데요,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습니다. 방문 첫날 동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인도와의 경제 협력 수준이 인도의 경제 규모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지적하며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죠.
철강·조선·EV에 이르는 10조원 규모의 메가딜
이번 방문의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역시 경제 협력 분야에서 나왔습니다.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포스코홀딩스와 인도 JSW그룹 간에 맺은 제철소 합작 투자 양해각서(MOU)가 단연 눈에 띕니다. 총 10조 원에 달하는 이 대규모 투자는 연간 1억 6천만 톤 이상의 인도 내수 철강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인도를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망 거점으로 삼겠다는 포스코의 전략적 판단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에 HD한국조선해양은 인도에 신규 조선소 구축을, 현대차그룹은 현지 이륜차 업체 TVS 모터와 친환경 3륜 전기차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동행한 경제사절단의 역할도 컸습니다.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공조
경제 협력 못지않게 중요한 축은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다변화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해 보장을 위해 인도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한국과 인도 모두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이 핵심 해상로의 안전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양국 경제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도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인도가 보유한 풍부한 광물 자원과 한국의 첨단 제조 기술력을 결합해 상호 보완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나왔습니다. 이와 함께 인도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에 한국이 참여할 의사를 밝히며,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 지평을 넓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