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 급락...중동 긴장 한풀 꺾이나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3% 넘게 밀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면전 재개를 꺼리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시장의 긴장이 한풀 꺾인 건데요. 여기에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배제한 시범 구역 설치를 골자로 한 휴전안에 전격 합의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3달러 선, 브렌트유는 95달러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이 휴전 합의가 곧바로 평화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휴전안을 전면 거부하면서 암운이 드리웠기 때문입니다. 헤즈볼라는 이번 합의가 무장 해제를 포함한 항복과 패배를 의미한다며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만이 유일한 조건이라고 맞서고 있어 상황은 여전히 복잡한 양상입니다.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은 어디까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종전 협상도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와의 회담을 영광으로 여긴다며 휴전 합의 시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아울러 합의가 이루어지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포함한 강력한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레바논 휴전이 계속 거론된다는 점입니다. 이란 측은 모든 전선에서의 휴전을 평화 협상의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헤즈볼라가 미국 중재 휴전에 버티면서 이란의 레바논 카드가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레바논 문제가 미국과 이란 간 빅딜의 핵심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내에서도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연방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과 전쟁을 수행하는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는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비애국적 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여기에 이란이 쿠웨이트 국제공항을 공습했다는 주장과 이란의 부인이 맞서면서 군사적 긴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휴전 합의와 꺼지지 않는 불씨
금융시장은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뉴욕 증시는 휴전 소식에 다우지수가 1% 넘게 오르는 등 일부 환영의 메시지를 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S&P 500은 브로드컴 실적 부진 등으로 하락하며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국채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완화되면서 강세를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다만 시장은 아직 공급 차질 우려를 완전히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게인 캐피털의 전문가는 현재 시장이 협상 타결 기대감에 전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며 공급 측면 우려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4월에도 유사한 휴전 합의가 며칠 만에 깨졌던 전례가 있어 이번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확신하기는 이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에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나올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지만, 헤즈볼라의 저항과 이스라엘의 완충지대 주둔 등 현장의 변수가 산적해 있습니다. 중동의 불씨가 진정으로 꺼질지, 아니면 또다시 확전될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